'혼돈의 부동산시장' 매매·전세가 동행 엇갈리나...전문가들 "전세 시장 요동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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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10-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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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로 인해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매매와 전세 시장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가격 반등세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 폭은 2주 만에 다시 축소됐고 서울도 지난 8월 이후 상승 폭을 더 이상 키우지 못하면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집값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수요자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대출금리도 오르면서 더욱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전세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해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세 수요가 전세로 넘어오면서 최근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데다 매매를 망설이는 이들까지 전세 수요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수년간 함께 오르내리던 매매·전세 가격이 당분간 엇갈린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최근 매수 심리가 위축된 만큼 전세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은 0.06%를 기록하며 전주(0.08%)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2주 만에 다시 오름세가 둔화한 것이며 집값 상승세를 유지하면서도 상승 폭은 늘었다 줄었다 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값 변동률 역시 0.07%를 기록하며 전주(0.10%)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서울은 지난 8월 셋째 주에 0.14%를 기록해 고점을 찍은 이후 더 이상 반등하지 못한 채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세는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12주 연속 상승하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7일 12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1월 8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4억원 오른 가격이다. 또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 전용 84㎡도 지난달 6억5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다. 올해 1월 같은 면적이 5억원, 5억5000만원에 신규 계약된 것에 비해 1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통상적으로 매매와 전세는 가격이 동조현상을 보인다. 그러나 최근 당장 집을 사기가 부담스러운 수요자들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전세를 선택하면서 매매와 전세의 동행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분간 아파트 매매 수요는 주춤하고 전세 수요는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매매 가격 상승세는 둔화하는데 전셋값은 계속 오르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매매를 고려했던 수요자들이 전세로 돌아서고 있는 모습"이라며 "전세 공급은 감소하고 수요는 늘어나고 있어 전셋값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도 "최근 경기 흐름이 낙관적이지 않고, 대출금리도 높아 당장 집을 사기가 부담스러운 수요자들이 위험이 낮은 전세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전셋값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 전후로 전셋값 역시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매매와 전세 가격 차이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셋값만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운 만큼 가격 차가 좁혀진 뒤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고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최근 분위기처럼 전세와 매매 가격 흐름에 불일치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전셋값과 매매 가격 차이가 줄어들고, 전셋값이 매매 가격을 떠받쳐 집값 상승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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