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횡령 등 은행권 금융사고에 대한 질책이 이어지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경중에 따라 최고경영자(CEO)도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아울러 가계부채를 국내총생산 대비 100% 이하로 내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거듭 불출마 의사를 밝힌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선 재차 부인했다.
이 원장은 17일 금감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지난해 말 발표한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2027년까지 도입하는 와중에 과도기적으로 여러 가지 것들이 터지고 있다"며 "저희가 조사와 검사 능력을 집중해서 적극적으로 적발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궁극적으로는 금융사 CEO나 최고위층에 판단의 문제가 있다"며 "내부 KPI(핵심성과지표)가 이익 추구 경향을 과도하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수용할 수 없는 형태에 대해서는 CEO든 최고재무책임자(CFO)든 책임을 지우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남은행 대규모 횡령사고와 관련해 "선의를 갖고 피감 대상 회사를 대하지만 조금 더 날카로운 시각으로 감독검사에 임하겠다"며 "일정 금액 이상 불법 이후에 일정 이상 양형을 받으면 사회에서 차단하는 것도 검찰이나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 원장이 지난 3월 시중은행을 방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문제를 거론하면서 가계부채가 늘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취약층이나 소상공인과 관련된 과도한 금리 인상 피해 부분을 배려해 달라고 부탁을 한 것"이라며 "제가 그렇게 얘기했다고 금리가 내려가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가계대출이 늘지 않으면 좋지만 이미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5%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급격하게 줄이는 것은 국민들에게 너무 큰 충격을 준다"며 "연착륙시킬 수밖에 없다는 게 우리 방침이고, 101% 이하로 내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내년과 후년이 지나 100% 이하로 내리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속되고 있는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선 거듭 부인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 출마 여부를 묻자 이 원장은 "여러 차례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하는 업무 진행 상황에 대해 연말 또는 내년까지 제가 필요하다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불법 공매도가 적발된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대해 형사처벌을 추진할 것이란 의지도 밝혔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불법 공매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분노가 높다”고 지적하자 이 원장은 “형사처벌도 가능할 것 같다. 외국에 있는 사람(임직원) 끌어와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금감원장은 “불법 공매도 건은 단순히 개별 건으로 보기에는 시장 교란 행태 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근본적인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며 “코리아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작용하는 부분에 있어 다른 정책과 균형감 있게 제로베이스에서 한번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외 신뢰를 얻기 위한 제도 선진화에 대해 이복현 원장은 “제도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국내 기관 신뢰도 얻어야 하고 개인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는 너무 크게 신뢰가 손상된 지점이라 조금 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개인적인 소견”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증권사 불법 공매도 행태에 대해 이 원장은 “대형 증권사가 불법 공매도를 장기간 할 수 있었다는 건 그쪽 업계에서는 위법임에도 불구하고 관행화됐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다”며 “공매도를 덮을 수도, 걷을 수도 없는 병목에 갇혀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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