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논란 등으로 애플페이 서비스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페이 서비스 사용처가 주로 소액결제 시장이어서 애플페이 비중이 커질수록 카드사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의견이 카드업계에서 확산하고 있어서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6개 전업 카드사(신한‧KB‧삼성‧롯데‧우리‧하나) 대부분은 현재 현대카드가 단독으로 맺은 애플페이 사업에 참여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카드가 애플에 결제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페이 도입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 등 국내 페이 서비스 업체들은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결제 비중이 늘어날수록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당 수수료가 0.15%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애플과의 비밀유지계약(NDA‧Non-Disclosure Agreement)으로 정확한 건당 수수료는 밝혀지지 않았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결제를 통해 얻는 수입률의 경우 일반카드는 1.87%, 애플페이는 1.77%로 집계됐다. 애플페이의 건당 수익률이 일반카드 대비 0.11%포인트 낮다는 얘기다. 여기에 현대카드가 애플(0.15%)과 VISA(0.20%)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감안하면 카드사는 애플페이를 통해 수익은커녕 적자를 보게 된다. 의원실은 애플페이가 우리나라 신용카드 시장 10%를 점유하게 되면, 애플과 비자에 지급되는 수수료 지출만 341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애플페이 출시 효과도 한물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애플페이 출시 직후인 지난 3~5월에는 현대카드에 매달 13만~19만명가량이 신규 유입되면서 회원 수 증가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8월에는 신규 회원 수가 11만명에 그치면서 업계 5위로 떨어졌다.
A카드사 관계자는 "애플페이를 쓸 고객은 이미 현대카드에 가입된 상태라고 본다"며 "단말기 보급 등 인프라 문제에 더해 수수료 논란 등이 겹쳐지면서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급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플페이가 호환되는 단말기는 일반 단말기와는 달라서 가맹점주들이 별도로 직접 구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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