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한-사우디아라비아 미래 기술 파트너십에 대해 "디지털, 청정에너지, 바이오헬스, 우주 등 4개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KACST)에서 개최된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 참석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진 한국이 사우디와 연대해 나가면 사우디의 도전적 목표를 함께 이루어나갈 뿐만 아니라 세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언급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1970년대 '중동 건설 신화'로 신뢰를 축적한 양국이 '포스트 오일(Post-Oil·석유 이후)' 시대를 함께 이끌어가겠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2016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의 주도 하에 자국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2030년까지 관광 등 다양한 핵심 산업 개발을 통한 경제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비전 2030(Vision 2030)'을 발표했다.
빈 살만 왕세자의 구상을 실제 구현할 기술력을 가진 것이 한국이기에 양국 협력은 보다 강화되고 고도화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미래기술 포럼을 마친 윤 대통령은 리야드 네옴(NEOM)시티 전시관에서 열린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1973년 삼환기업이 우리 기업 최초로 사우디에서 알울라-카이바 고속도로 사업(약 2000만 달러)을 수주한 해로부터 50년이 지난 것을 기념하고 네옴시티 등 첨단 미래 도시와 디지털 인프라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사우디와 우리 기업 간 △자푸라 2 가스플랜트 패키지2 사업(약 24억 달러),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운영 △모듈러 사업 협력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양해각서(MOU) △디지털 인프라 구축 MOU 등의 계약이 체결됐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 전역에 걸친 1900여 건의 프로젝트에 우리 한국 기업인과 근로자들의 노력이 녹아 있다"면서 "사우디가 추진 중인 네옴시티 등에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도시건설 역량을 결합한다면 양국이 함께 미래 도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전에는 킹 사우드대를 방문해 현지 젊은이들과 소통에 나섰다. 킹 사우드대는 사우디 최초의 대학이자 무함마드 왕세자가 졸업한 학교로, 윤 대통령은 이 대학 역사상 첫 외국 정상 강연을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사우디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이끌어가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러한 변화와 혁신을 만들고 실천해가는 원동력은 미래 세대인 청년"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공식 일정은 '동행 경제인' 만찬으로 종료됐다. 이번 순방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기아차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135명의 국내 기업인들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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