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HMM(옛 현대상선) 매각 관련, 적격 인수자가 없을 경우 무리해 매각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 매각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합리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의중도 밝혔다. 부산 이전 추진에 대해선 관련 사안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24일 산업은행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HMM에 대한 적격 인수자가 없으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HMM 매각에 대한 우려 부분이 많다"며 "매각 적격인수자 없다고 판단 돼도 이번 입찰에서 반드시 매각할 것인가"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HMM 매각 측은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 등 3곳을 입찰적격후보(쇼트리스트)로 추리고 지난달 6일부터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오는 11월 최종입찰을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어떤 피해가 예상되느냐'는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 질의에 "기존에 투입한 3조6000억원대의 공적자금 회수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시아나 이사회가 (화물사업 부문을) 살리기로 의결한다면, 국민의 혈세 또는 공적자금이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합병이 그런 관점에서도 꼭 되기를 기원하고 있고, 제반 사항을 고려했을 때 아시아나 이사회가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럽연합(EU) 경쟁당국·EU 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유럽 화물 노선에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며 관련 시정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30일 이사회를 열어 화물사업 부문 매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사회가 화물 사업 매각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두 항공사의 합병은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강 회장은 부산 이전 추진과 관련해서는 노조를 지속 설득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이날 산업은행의 부산 본점 이전을 위해 내부적인 노력이 부족하다는 질타가 이어지자 강 회장은 "노조와 나름대로 설득 과정에 나서고 있고,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라며 "향후 국회 법안소위가 진행될 때 산업은행이 부산에 가서 어떤 일을 하겠다는 설명에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7월 부산 이전 계획 연구용역을 통해 모든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금융당국에 보고한 바 있다. 서울 여의도에 최소인력인 100여 명만 두고 전부 부산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연구용역이 이전이 적절하다는 전제 하에서의 효율성 검토만 진행했다'는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강 회장은 "산업은행이 정부 정책에 관해 비용 편익 분석을 해서 그게 맞다 틀리다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저희가 이전 타당성 문제에 대해 일관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해왔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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