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에서 세력들의 주가조작, 금융사 임직원 사익추구 등 도덕적 해이와 관련된 사건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영풍제지 사태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영풍제지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일당 4명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계좌 100여개를 악용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 이들이 100개가 넘는 계좌를 개설한 이유는 소수의 계좌에서 주문이 집중될 경우 범행이 드러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주도한 4명 외에도 추가적인 공범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수사에 나섰다.
앞서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서는 라덕연 일당이 투자 동호회 명목으로 동원된 다수 계좌를 이용해 거래량이 적은 대성홀딩스 등 8개 종목 주가를 끌어올린 뒤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했다. 이어 6월에는 네이버 주식카페 바른투자연구소 운영자 강기혁씨의 시세조종 사건이 추가로 적발됐다.
또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도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 금융감독원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6시간에 가까운 고강도 조사를 받고 나왔다.
이밖에 일부 자산운용 임직원들의 경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차익을 남겨 부당이득을 취하고, 홍콩 소재 글로벌 투자은행(IB) 2곳은 불법 공매도로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금융당국의 선제적인 규제, 권고, 가이드라인이 없는 건 안타까운 현실이다.
자본주의에서 최고의 가치는 개인들이 자유롭게 자본을 굴려 이윤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인간의 자유의지에 반하거나 법률를 위반해서는 안된다. 타인에게 해를 끼쳐서도 안된다. 의무교육 과정에서도 배우는 기본적인 소양이다.
하지만 일련의 주가조작 사태와 개인적인 부당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면 욕심에 물든 물질만능주의자의 추악한 이면이 보인다.
혹자는 말한다. 돈은 개처럼 벌어야 한다고. 혹자는 말한다. 수단방법 가리지 말고 돈부터 벌라고.
어느날 횡단보도에서 봤던 어린이를 생각한다. 자동차가 없더라도 녹색불이 켜질 때까지 기다리다 건너는 상식적인 도덕이 지금의 자본시장에 가장 절실해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