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성년자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나서면서 기술 기업들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26일 신화사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미성년자 인터넷 보호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켰다. 앞서 지난 8월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관련 초안을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미성년자의 하루 스마트폰 사용 가능 시간을 최대 2시간으로 규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 조례는 오는 1월1일부터 발효된다.
중국 법무부와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공동 성명을 통해 “국가의 미래와 가정의 행복을 위해 미성년자를 온라인 공간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며 “인터넷은 미성년자의 학습 및 생활 공간을 확장했지만, 불법·유해 정보 유출, 개인정보 남용, 인터넷 중독 등의 문제를 유발했다”고 규제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 중국 주요 지수가 전부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유일하게 0.9% 밀렸다. 대형주들 역시 타격을 면치 못했다. 이날 오전장에서 홍콩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바이두·텅쉰 등의 주가는 전부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6월 기준 중국 인터넷 사용자 10억7900만명 중 미성년자는 1억9100만명에 달한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미성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육박한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의 사용자 중 13%가 미성년자다. 기술 기업들의 매출 부진이 우려되는 이유다.
시노링크증권은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미성년자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줄어들면서 향후 기업들의 사용자 기반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 역시 놓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중국 정부가 관련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오면서 기술기업들이 미성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온 만큼 피해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 정부는 2021년부터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을 주당 3시간으로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인공지능(AI) 연구기관 CBJ 싱크탱크의 장슐 애널리스트는 텅쉰의 올해 1분기 매출액 중 미성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0.7%에 그치는 것을 예로 들며 “대부분의 인터넷과 게임 회사들에 있어 미성년자는 주요 타겟층이 아니다”라며 “규제가 인터넷 기업들의 매출에 크게 영향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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