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9일 충남 한우농가에서 국내 첫 소 럼피스킨병이 확인된 이후 열흘 사이 국내 확진 사례가 60건을 넘어섰다. 2019년 국내 처음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비교할 때 6배가 넘는 확산 속도다. 다음 달 10일까지 전국 모든 농가에 대한 백신접종에 나선 방역 당국은 항체 형성 기간까지 추가적으로 발생 농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30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달 19일 충남 서산 한우농가에서 발생한 럼피스킨병은 30일까지 전국 22개 시·군 61개 농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럼피스킨병은 첫 발생 열흘 만에 60개가 넘는 확진 농장이 나오면서 과거 ASF보다 빠른 확산 속도를 보이고 있다. 2019년 9월 경기 파주 돼지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ASF는 열흘 만에 9건의 확진 농가가 나온 바 있다.
럼피스킨병은 발생 농가도 ASF에 비해 광범위한 모습을 나타냈다. ASF의 경우 발생 초기 경기, 인천, 김포 등에 국한됐으나 럼피스킨병은 충남을 시작으로 경기, 충북, 전남, 강원 등 전국적인 확산세다.
방역당국은 주로 호흡기나 분비물에 의해 전파되는 ASF와는 달리 럼피스킨병이 모기, 진드기 등 흡혈곤충에 의해 전파되면서 확산 속도가 빠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제역이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경우 사육 환경의 소독을 통해 병원균 전파를 차단할 수 있지만 모기나 진드기 등은 차량이나 소에 붙어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통제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백신을 통한 항체 형성 외에 럼피스킨병을 종식할 뚜렷한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50두 미만 소규모 농가에는 이미 전국 931개반 2065명의 접종반이 편성돼 30일 기준 7만호 113만두에 대해 접종을 지원하고 5일 내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50두 이상 사육하는 3만호의 경우 자가 접종이 필요함에 따라 농가들이 신속하고 올바르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홍보물, 동영상 자료 등을 배포한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이달 10일까지 전국 백신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백신접종이 완료되더라도 항체 형성까지는 접종 후 3주가 걸리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럼피스킨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백신접종이 완료되면 3주 후에 전문가들과 함께 발생상황, 방어수준 등을 재평가해서 발생농장의 살처분 범위 등의 조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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