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프닝 관련주들이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해 호텔·면세·화장품 업계의 매출 반등이 예상됐지만, 덜 방문하고 덜 소비한것으로 나타났다. 더이상 유커 특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전 거래일 대비 11.24% (7700원) 내린 6만800원에 장 마감했다. 주가는 지난 8월 8만99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다.
증권가에서는 호텔신라에 대해 기대감이 가득했다. 지난 8월 이진협 한화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귀환의 최대 수혜주"라며 "면세점의 사업비중이 높을뿐더러, 긴 업력을 바탕으로 한 여행사와의 네트워크는 경쟁사 대비 많은 단체 여행상품에 호텔신라의 면세점이 여행코스로 추가될 수 있는 경쟁 우위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호텔신라의 3분기 영업이익이 77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인 689억원보다 9배 가량 하회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증권사들은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한때 13만원에 달했던 목표 주가는 현재 8만8000원(신한투자증권)까지 낮아졌다.
다른 중국 리오프닝주도 실적에 발목이 붙잡혔다. LG생활건강(-0.16%), 롯데관광개발(3.55%), 아모레퍼시픽(-2.74%), 현대백화점(-1.30%) 등 화장품, 호텔, 면세점 등 중국 리오프닝주 관련 종목들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유커 특수효과로 기대감을 커졌던 지난 8월 고점 대비 각각 –39.73%, -38.97%, -17.12%, -25.80%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영업이익이 1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 줄었다고 공시했다. 특히, 뷰티부문 영업이익이 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주력 해외 시장인 중국법인 매출이 지난해보다 29% 줄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이 중국의 리오프닝과 단체관광 재개에도 실적이 기대에 못미쳤다며 '신이 주신 기회도 살리지 못한 실적'이라고 혹평했다. 목표주가도 기존 70만원에서 40만원으로 43% 내렸다.
3분기 실적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현대백화점 면세점과 아모레퍼시픽도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일본, 북미 시장으로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3분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 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잔고비중(5.71%)이 두 번째로 높은 종목으로 집계돼 우려의 시각도 있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다는 의미는 주가가 하락세로 갈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기대했던 중국발 특수가 사라진데다 수출마저 좋지 않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대중국 수출 부진 원인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계 대중국 수출은 916억 달러(약 123조824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3% 감소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고, 수출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시각은 지금도 같다"면서 "민간의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경정예산을 비롯해 하반기 성장률을 떠받칠 요소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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