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매도 특별 조사단 출범… 글로벌 IB 전수조사 실시

서울 여의도 소재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공매도 특별 조사단을 출범한다. 관행적 불법 행위 근절과 함께 공매도 시장 신뢰 회복이 목적이다. 이와 함께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인 BNP파리바와 HSBC 홍콩법인의 560억원대 불법 공매도 적발을 계기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31일 금감원에 따르면 공매도 특별 조사단은 금감원 내 조사 경력자, 영어 능통자, IT 전문가 위주로 실장급 단장 1명에 1개 팀, 2개 반, 총 20명으로 구성된다. 

기존 팀장 1명을 포함한 8명의 공매도 조사팀(현 조사2국)을 부서 단위로 확대 개편하는 셈이다. 공매도 특별 조사단은 글로벌 IB 조사(국제공조 등) 및 여타 공매도 사건을 분담하게 된다.

이와 함께 불법 공매도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지난 2021년 5월 시행된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거래에 대해서 조사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기존의 '종목' 중심 조사에서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IB로부터 주문을 수탁 받는 국내 증권사의 공매도 주문 수탁의무 이행 여부에 대해서도 점검한다. 공매도 주문 수탁 프로세스, 불법 공매도 주문 인지 가능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글로벌 IB에 대한 불법 공매도 조사 과정에서 공매도 거래의 실질 투자 주체인 최종 투자자의 공매도 악용 개연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볼 방침이다.

해외 기관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공매도하고자 하는 경우 글로벌 IB와 매도 스왑 거래를 체결하고 해당 IB는 이를 헤지하기 위해 시장에 공매도 주문을 제출하는 구조로 거래가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악재성 정보 공개 전 대량 공매도 및 개인 투자자 등을 통해 제기된 주가 하락 목적의 시세 조종성 공매도 혐의 등이 포착된 경우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금감원은 다음 달부터 현재 조사 중인 외국계 증권사를 포함해 순차적으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더불어 금감원은 내년 1분기부터 홍콩증권선물거래위원회(SFC), 싱가포르 통화청(MAS) 등  외국 감독당국과 공조를 통해 실효성 있는 국제 조사도 실시한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외국계 IB 등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실시, 국내 공매도 규제 위반사례 등을 안내해 사전예방 노력도 병행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를 적발했다"며 "이번 적발을 계기로 시장에서는 공매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여타 글로벌 IB에 대한 전수조사 요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자행된 관행적 불법 행위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 더 이상 고의적 무차입 공매도가 발붙일 수 없도록 발본색원하겠다"며 "공매도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무차입 공매도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주요 글로벌 IB의 자체 시스템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