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듯 보였던 지방금융지주 순위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지주사의 맏형 격인 BNK금융지주가 부진한 성적표로 자존심을 구긴 사이, JB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31일 경영 실적발표를 통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707억원) 감소한 65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BNK금융은 비은행 계열사가 은행을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 부문은 철저한 건전성 관리와 자산성장에 따른 이익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153억원(부산은행 +26억원, 경남은행 +127억원) 증가한 62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캐피탈(-569억원), 투자증권(-458억원), 저축은행(-73억원) 등 비은행부문 실적이 저조했다. 이들 계열사는 수수료 이익 감소와 부실자산 충당금 전입액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871억원 감소한 13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보였다.
하근철 BNK금융 브랜드전략부문장은 "충분한 충당금 적립 등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정적 성장기반을 다져나갈 예정"이라며 "기업의 성과가 주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자사주 매입·소각 정례화와 배당주기 단축 등 주주환원정책을 꾸준히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B금융과 DGB금융은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DGB금융은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JB금융에 빼앗겼던 지방금융지주 2위 자리를 올 1분기 탈환했다가 2분기부터 다시 3위로 내려앉았다.
JB금융은 3분기까지 누적 순익 493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4871억원) 기록한 누적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1670억원)보다 0.1% 증가한 1673억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박용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JB금융은 순이자이익(NIM) 개선과 양호한 대출 성장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고 비용 효율성도 개선돼 3분기 및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며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규모가 크진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DGB금융지주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4247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3943억원)보다 7.7% 늘어난 수준이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변동성에 대한 선제 대응에 따라 연간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산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대손비용이 증가할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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