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품은 中, 우주서 세계1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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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3-11-0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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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만에 독자적 우주정거장 완공

  • 규모 확장해 국제우주정거장 대체 노려

  • '10년 내 달 남극 착륙'에도 도전장

  • 美주도 아르테미스 견제 新우주동맹 추진

중국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 17호에 탑승하는 우주비행사들왼쪽부터 장신린 탕훙보 탕성제이 26일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열린 환송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 17호'에 탑승하는 우주비행사들(왼쪽부터 장신린·탕훙보·탕성제)이 26일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열린 환송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지난주 중국은 자국의 12번째 유인우주선인 ‘선저우(神舟) 17호’를 쏘아 올렸다. 지난 5월 선저우 16호를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으로 보낸 지 5개월 만이다. 우주정거장을 독자적으로 건설해내며 미국에 이어 우주 강국 2위로 부상한 중국이 2045년까지 ‘우주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톈궁 확장 통해 국제우주정거장 대체 노려 
​중국의 유인 우주 프로젝트는 ‘921 계획’을 기반으로 점차 발전돼 왔다. 921 계획이라는 이름은 1992년 9월 21일 발족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921 계획의 최종 목표는 우주정거장 완공이다.
 
계획 수립 7년 만인 1999년 11월 20일 중국의 첫 유인우주선인 선저우 1호가 발사됐다. 선저우 1호에는 실제 비행사가 아닌 비행사 모형을 실어 보냈다. 모형을 통해 우주공간에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실제 비행사가 탑승했을 때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선저우 2~4호에도 마찬가지로 모형이 실렸다.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가 탑승한 ‘진짜’ 유인우주선 선저우 5호는 2003년 10월 15일 발사됐다.
 
2011·2016년에는 우주정거장 모듈인 톈궁 1호와 톈궁 2호가 지구 궤도에 올랐다. 이후 화물우주선 톈저우(天舟) 1호가 톈궁 2호와 도킹에 성공하면서 우주정거장에 대한 물자 보급과 함께 추진제 급유 등 관련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중국은 우주정거장 건설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1일, 921 계획이 제시되고 정확히 30년 만에 중국은 톈궁을 독자적으로 완공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톈궁을 완공했다고 921 계획이 종료된 건 아니다. 중국 우주기술연구원(CAST)은 최근 톈궁 규모를 두 배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 톈궁은 핵심 모듈 ‘톈허(天和)’를 중심으로 양쪽에 실험실 모듈인 ‘원톈(問天)’과 ‘멍톈(夢天)’이 결합한 T자형 구조인데, 모듈을 3개에서 6개로 늘린다는 것이다.

톈궁 확장의 가장 큰 목적은 다른 나라의 우주 프로그램에 톈궁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즉 톈궁을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하는 국제 우주 협력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1998년부터 미국·러시아가 공동으로 운영해 온 ISS가 2030년을 전후로 수명이 다해감에 따라 중국이 향후 세계 유일의 우주정거장 보유국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톈궁 활용과 확장을 위해 지난 5월 30일에 선저우 16호, 지난주 선저우 17호를 발사한 데 이어 매년 유인우주선 2대와 화물우주선 1∼2대를 톈궁에 보낼 예정이다.
 
내년 '창어 6호' 발사...달 남극 착륙에 도전
이번 선저우 17호 발사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던 키워드는 ‘역대 최연소’였다. 리더인 탕훙보(47)를 비롯해 탕성제(33)·장신린(34) 비행사의 평균 연령은 38세로, 지금까지 중국 유인우주선에 탑승한 비행팀 가운데 가장 젊다. 이는 중국의 우주 분야 인재풀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얘기기도 하다.
 
중국은 원격 탐사 20위권 안에 5개, 100위권 안에는 14개 대학을 보유한 국가다. 우한대는 원격 탐사 분야에서 7년 연속 세계 대학 순위 부동의 1위다. 역시 우한에 위치한 지질대는 중국의 첫 화성 탐사선의 연구를 주도했다. 이 두 대학은 달 탐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중국 교육부는 지난해 5개 대학에 행성과학과 신규 설립을 인가하기도 했다. 우주 인재를 키우기 위해 국가 차원의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뛰어난 인재를 자양분 삼아 중국은 달 탐사 계획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달 탐사 계획 ‘창어(嫦娥) 프로젝트’는 4년 뒤인 2007년부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07년 창어 1·2호는 달의 궤도를 돌면서 달 표면의 3차원(3D) 지도를 만들었고, 이후 2013년에는 창어 3호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2019년에는 창어 4호가 달 뒷면에 세계 최초로 안착했고, 2020년 말에 발사한 창어 5호는 1m 깊이의 구멍을 파 흙 1.7㎏을 싣고 귀환했다. 
 
중국은 내년부터는 달 남극 착륙에 도전한다. 창어 6호가 바로 내년 발사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달 남극의 뒷면에 위치한 SPA(South Pole-Aitken) 분지에 착륙해 이곳의 토양 샘플 등을 수집할 예정이다. 지름 약 2500㎞에 달하는 SPA는 지금까지 알려진 달의 분지 중 가장 크고 오래됐다. 달의 진화에 큰 영향을 줬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연구 가치가 높은 구역이다. 2028년께 발사할 창어 8호는 남극 기지 건설을 위해 달 현지 토양 등을 3D 프린팅으로 가공하는 등의 실험에 나선다.

장하이롄 중국 유인우주공정판공실 부총사는 지난여름 “2030년까지 10년 안에 유인 달 착륙을 실현해 과학탐사를 전개한다”고 선포했다. 
 
美 주도 아르테미스 견제...新우주동맹 추진  
중국은 국가항천국(CNSA)과 인민해방군에서 우주 계획을 주도한다. 최상위 전략을 짜는 곳은 중앙행정기관인 국무원, 위원장은 총리로 전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소속이다. 중국 지도부는 우주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게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우주 동맹 체계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국제 달과학연구기지(ILRS) 건설 프로젝트의 참여국 수를 최근 들어 크게 늘리고 있다. 2030년대까지 달 기지 건설 완료를 목표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에는 2021년 6월 러시아가 합류한 뒤, 지난 20일 파키스탄과 벨라루스가 추가로 가입했다. 이에 현재 베네수엘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제르바이잔 등 총 7개국이 가입한 상태이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2025~2026년께 달에 인류를 보내는 것을 골자로 하는 프로젝트로, 주요 목표 중 하나는 2020년대 말까지 얼음이 풍부한 것으로 추정되는 달 남극 근처에 기지를 하나 이상 건설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호주, 브라질, 캐나다, 인도 등 29개국이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했다.
 
중국 달 탐사 프로젝트 총설계자인 우웨이런 중국공정원 원사는 “미국이 반도체 못지않게 중국의 우주 개발을 억압하고 있음에도 우리의 달과 행성 탐사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심우주 탐사는 강대국 경쟁의 새로운 격전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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