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다카시 렉서스 인터내셔널 사장은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2023 재팬 모빌리티쇼에서 "순수전기차(BEV)가 만들 수 있는 잠재 가치를 생각하며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렉서스는 2035년 글로벌 BEV 판매 100% 달성을 목표 아래 전동화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UXh와 NXh, TX 500h, RXh, ESh, LCh , LSh 등 하이브리드(HEV)를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인 NXh+ , RXh+를 내놓으며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렉서스는 지난해 62만5365대 차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36%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렉서스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북미에서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 평가기관 켈리블루북이 선정한 2023·2024년 최고의 럭셔리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SUV) 부문 1위에 RX가 선정됐고 이어 NX와 UX 하이브리드 모델이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최고의 럭셔리 하이브리드 승용차 부문 1~3위도 렉서스의 ES, LC, LS가 섭렵했다.
이런 렉서스가 제네시스를 언급한 것은 럭셔리 브랜드 시장에서 빠르게 떠오르는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렉서스 등 럭셔리 브랜드를 참고 모델로 삼고 설립된 제네시스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5년 384대에서 시작해 3년 만에 8만대를 넘어섰고 2020년 1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21만5128대를 판매하며 누적 판매량 102만4322대를 기록했다. 물론 렉서스 판매량의 3분의1 수준에 그치지만 2015년 출범한 점을 고려하면 빠른 속도의 성장세라는 평가다. GV60과 GV70, G80 등 전동화 모델의 인기도 북미를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
또 2026년부터 출시할 전기차 LF-ZC의 차체는 전면, 중앙, 후면 등 세 부분으로 분할하는 '기가캐스팅'이라는 새로운 모듈이 적용된다. 와타나베 사장은 "기가캐스팅의 큰 장점은 효율적으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며 "자동차 구조를 크게 봤을 때 프론트 모듈, 리어 모듈, 센터 모듈 등 크게 3개로 나누고 이를 모듈화하면 보다 심플한 구조의 BEV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BEV의 구조 혁신을 통해 더 좋은 구조의 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렉서스는 도요타그룹 안에서 각 브랜드별로 역할을 나눠 전동화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글로벌 각 지역에 맞는 솔루션을 제안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멀티 패스웨이 전략이다. 렉서스의 역할은 BEV 자동차를 만드는 브랜드로서 기술력 측면에서 견인하는 것이다. 그는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다시 보고 BEV의 특징을 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들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생기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다음 세대에 넘겨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공급 협력을 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사장은 "EV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배터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BEV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EV 레인지, 즉 주행 거리"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탑재량을 늘리면 차체 무게가 증가한다는 단점과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불리하다. 배터리에 사용하는 자원도 많을 것"이라며 "얼마나 상품력 있는 배터리를 탑재해서 주행 거리를 늘려야 하는지, 얼마나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터리 등의 EV 구성요소들을 지금 가지고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시켜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동료들과 함께 개발과 생산 포메이션을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중국 BYD가 일본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사용한 데 대해서는 "주행과 소프트웨어를 핵심 축으로 삼아 렉서스다움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동화 유닛이 갖는 토크 레스폰스의 우수함과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구동력을 전달하는 강성, 자유로운 제어 등으로 BEV 차량의 주행감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디자인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도 관측했다. 그는 "사람의 상태를 센싱하는 기술, 주변을 확인하는 기술을 전동화와 융합시켜 다양한 상황, 고객의 니즈에 맞게 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자동차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