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서 약 30분간 면담했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해 "내가 항상 어떤 중요한 행동을 하기 전에 많이 자문하고 상의드리는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지금 같은 시점에서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봐라, 어떤 사람과 주로 상의해라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말 훌륭한 분들이구나 하는 분들은 내가 예의를 갖춰 만나볼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신당 창당 등 향후 진로를 놓고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전 대표는 '중요한 행동'의 의미에 대해 "정치 상황이 워낙 엄중하다 보니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상의드리고 있다"며 "정확한 일정은 상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해 "(국민의힘과) 딱 단절하고 자기 정치를 (해야 한다)"며 "어떻게든 내년 국회에 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권고했는데, 본인이 아직 결심을 못 한 거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만남을 희망하는 데 대해 "나는 방송에서 사실상 제언을 모두 했다"며 "이런 내용을 몰라서 내게 들어야 한다면 만날 이유가 없다. 실천 의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은 당에 불만이 아니라 딴 곳에 불만이 있는데, 왜 당에 쓴 약을 먹이냐"면서 "정확하게 용산의 논리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사라고 와서 엉뚱한데 약을 먹이겠다는데 동조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도 일침했다.
혁신위가 지도부에 이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 해제를 건의한 것에 대해선 "지난 1년 반 동안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얘기한 적도 없다"며 "그들이 반성하길 바랐을 뿐이지, 그들이 뭘 하면서 기분을 내든 관계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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