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기준금리 동결에도 은행권, 시중금리 인상 불가피…향후 미국채 금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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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11-0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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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채 1년물 4.149%, 5년물 4.734%…2주전 대비 또올라

  • 중국, 미국채 대량 매도에 미국채 금리 상승 영향

  • 미 '재무부' 채권 발행 속도 조절 선언 '변수'

  • 추후 은행채 및 예금·대출 금리 인하 기대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에 이어 미국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국내 은행권의 예금·대출 등 시중금리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이 막대한 규모의 미국 채권을 내다 팔면서 촉발된 미국채 금리 상승(국채 가격 하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다만 미국 재무부가 '국채 장기물 발행 속도 조절'을 선언하면서 미국채 금리 하락 가능성이 커진 만큼, 국내 은행권의 예금·대출금리가 향후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1년물 4.149%, 5년물 4.734%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2주 전인 지난달 18일 수치와 비교했을 때 각각 0.045%포인트, 0.017%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는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최근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은 국내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은행권 예금·대출 금리를 연쇄적으로 인상시킨다. 금융사의 조달금리가 덩달아 뛰어서다.

앞서 지난달 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360∼6.760% 수준으로, 전월(연 3.900∼6.490%) 대비 하단이 0.460%포인트 뛰면서 4%대로 올랐다. 같은 기간 주담대 변동금리(연 4.570∼7.173%) 역시 상단과 하단이 각각 0.3%포인트, 0.074%포인트 늘었다. 아울러 4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평균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4.00~4.05%로 대부분 4%대를 넘어섰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시중은행 1년 만기 예금 상품 중 최고금리가 연 4% 넘는 상품은 총 2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말에는 해당 상품이 10개 정도였다. 

금융권은 기준금리 동결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글로벌 리스크 등이 겹치면서 예금·대출 금리 인상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특히 중국이 막대한 보유량의 미국 국채를 내다 팔면서 채권 가격을 하락시키고, 미국의 장기금리를 밀어올린 탓이라는 평가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미국채 매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인데, 해당 움직임으로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지난달 5%를 상회,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 동결로 향후 국채 금리 인상 요인이 크게 줄었고,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매각과 관련해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상존한다. 미국채 장기물 금리가 낮아져, 연쇄적으로 국내 은행채와 예금·대출 금리 인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다음 주 예정된 분기별 차환 경매에서 112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1140억 달러보다는 축소된 규모다. 국채수익률이 치솟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채권 발행을 줄일 경우 미국채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른 국내 은행채와 예금·대출 금리 인하 효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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