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231조7000억원)은 전체 여신 285조7000억원(3분기 기준)에서 81.1%를 차지하고 있다. 가계(42조9310억원)의 경우 15%, 대기업·공공·기타(11조440억원)에서 3.9%를 기록하고 있다. 여신 포트폴리오의 절대적인 지분을 중소기업대출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자금 공급책을 맡고 있는 기업은행은 올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상의 대출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작년 말 대비 11조원(5%) 증가했다. 이런 견조한 대출 성장을 바탕으로 기업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2조12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로 10.3% 증가했다. 별도 기준으론 8.9% 늘어난 1조8889억원을 벌었다. 9월 말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이다.
그러나 이런 중소기업대출 확대가 수익 개선과 동시에 기업은행의 건전성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기업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부실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3조760억원을 기록해 1년 전(2조2780억원)보다 35% 급증했다. 이에 대표적 건전성 비율인 NPL비율은 전년동기대비 0.21%포인트 올라선 1.01%를 기록했다. NPL비율이 1%를 넘어선 건 코로나19 충격 직후인 2021년 3월(1.05%)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여타 시중은행의 NPL비율이 0.2%대에 머물러 있는 것과 비교해도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0.27%에서 0.64%로 급등했고, 기업 부문 연체율은 0.66%까지 뛰었다. 이 역시 일반 시중은행 연체율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BIS비율도 올해 초 15.17%에서 14.96%로 2개 분기 연속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들은 정책금융 공급을 위해 안정적인 재정 건전성을 수반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기업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 게다가 불어난 중기대출이 부실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향후 경기 위기가 가중될 땐 누증돼 온 부실 우려가 한꺼번에 터져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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