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생명보험사들의 현금성 자산인 현금 및 예치금이 4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는 보험권이 고금리 시대를 맞아 현금성 자산보단 운용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로 자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생명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명보험사의 현금 및 예치금 합계는 9조727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6조8174억원)과 비교하면 42.2% 급감한 수준이다.
생보사들의 현금 및 예치금은 2020년 말 11조7121억원에서 2021년 말 13조9668억원, 지난해 말 16조8174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올해 1월 말 11조198억원으로 줄어든 뒤 5월 말에는 8조8721억원까지 떨어졌다.
금융권은 생보사들의 현금성 자산(현금 및 예치금)이 크게 줄어든 것은 현금의 경우 이자가 아예 없고, 일반 예치금의 경우 만기가 짧은 데다 운용 수익률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이후 계속돼 온 고금리 환경에서 현금성 자산을 들고 있는 것보다 운용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로 자금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의 경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보험사들이 보수적 운용에 그쳤으나, 올해 유동성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시장금리가 다시 오르자 수익증권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생보사들은 특히 예금에서 뺀 돈을 머니마켓펀드(MMF)로 많이 옮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MF는 현금처럼 유동성 대응이 쉬우면서도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MMF는 생보사 재무제표 운용자산 중에서는 '당기손익-공정가치유가증권'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보험사들이 다시 현금 유동성 확보에 치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같은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이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는 만큼 적정 수준의 현금 유동성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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