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단체 관광객 수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악화된 제반여건 등으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 8월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에 따른 관광 수요 증가가 국내 경제성장률 제고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한은은 그러면서도 향후 항공 및 여객선 운항 정상화와 단체관광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관광객 수가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진행된 2023년 9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9월 여행수지 적자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 중국인 관광객 규모 변화 추이에 대해 "8월 중국 정부가 해외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면서 국내에도 중국 단체 관광객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가 상당히 컸는데 조금씩 증가하고는 있지만 눈에 띄는 증가세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여행객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배경과 관련해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한·중 간 항공이나 여객 편수, 단체 관광객 수용을 위한 제반여건 등이 취약해진 부분들이 아직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기존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보따리상이나 단체관광 비중이 컸는데 최근에는 '쌍커'라고 불리는 이른바 개별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 중국의 해외여행 패턴이 바뀐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으로 중국인 입국자 수가 회복돼 4분기 220만명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한은은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에 따른 경제적 효과 추정'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을 중단 이전 전체 중국인 관광객의 약 40%가 단체관광객이었던 점, 한국과 중국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 등을 고려할 때 단체관광 재개가 방한 중국 관광객 회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특히 본격적인 관광객 회복세가 중국 3대 연휴 중 하나인 국경절 연휴(9월29일~10월6일) 기간에 가시화돼 중국인 입국자 수가 4분기 85% 가량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또한 그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제고 효과를 0.06%포인트 수준으로 분석하기도 했으나 관광객 수 증가가 지지부진하면서 당초 예상했던 경제적 효과 역시 기대하기 쉽지 않게 됐다.
신 국장은 다만 "현재 양국 간 항공 여객선 운항이 정상화되고 지자체나 정부에서도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는 만큼 추후 국내에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수가 얼마나 회복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조금씩 개선되는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