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업가 정신으로 다시 뛴다]강력한 리더십에서 소통형으로…'전자 혁신' 가능하게 한 3·4세대 젊은 오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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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3-11-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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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와 소통하는 리더십 택한 오너들…연 매출 신기록 등 동시에 실적까지 챙긴다

국내 전자 기업들이 혁신을 지속할 수 있었던 핵심에는 ‘리더십의 변화’가 있다. 과거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꾀했다면 이제는 사회와 호흡하며 소통하는 경영을 보여주고 있다. 시대 흐름에 맞춰 경영 성과를 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전자 기업 사이에 자리 잡은 3·4세대 젊은 오너들의 신기업가 정신을 비춰봤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과거 오너들은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시작하며 불모지에서 기업을 육성해야 했던 시기 무엇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바탕에 있어야 했다. 글로벌 경쟁 속에서 선진 기업들을 따라가는 ‘패스트 폴로어(Fast Follower)’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경영진의 빠른 결단력과 추진력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했다.
 
1983년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 회장의 ‘도쿄 선언’은 이러한 강력한 리더십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그는 삼성 내부 우려는 물론 외부에서도 무시를 당했지만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로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결국 이병철 창업 회장의 결단은 단 10년 만에 삼성을 메모리 반도체 1등 자리에 올려놓으며 성과를 증명했다.
 
이병철 창업 회장은 도쿄 선언 당시 “누가 뭐라고 해도 삼성은 반도체 사업을 해야겠다”며 “잘못하면 삼성그룹 절반 이상이 날아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삼성이 아니면 이 모험을 하기 어렵다고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3·4세대 오너까지 흘러온 전자 기업은 강력함보단 소통을 주 경영 방식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는 기업에 대한 사회의 요구는 물론 글로벌 시장 내 국내 전자 기업들의 위치 등 다양한 요소가 바뀌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시대적 변화라 할 수 있다.
 
특히 더 이상 따라가기만 하는 것이 아닌 전자 산업을 이끄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며 기업 경영 전략에 대해 달라진 시각도 한 원인이 됐다. 또 기후변화, 코로나19, 공급망 이슈 등 수많은 사회적 문제는 기업에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라는 사회적 요구가 이들로 하여금 ‘신기업가 정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그간 견지해 왔던 무노조 경영을 폐지하고 최근에는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 것 또한 사회와 소통하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부분이란 해석이다. 이 회장은 부회장이었던 2020년 5월 당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른 대국민 입장문 발표를 통해 “외부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겠다”며 소통의 리더십을 시사하기도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여러 방면에서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소통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회와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가 ‘LG 의인상’이다. 이는 2015년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의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뜻에 따라 제정됐다. 하지만 구 회장이 취임 후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시상 범위를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실제 젊은 오너들의 소통형 리더십은 구체적인 경영 성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매출 302조23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연 매출 300조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달성하게 됐다. LG전자도 최근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가전과 전장 사업 등에서 저력을 나타내는 가운데 2021년 사상 첫 매출 7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한번 80조원을 연달아 돌파하는 등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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