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 빈대 확산 우려가 커지며 시민 불안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빈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빈대 방역 작업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빈대 제로 도시 서울을 만들겠다"며 다양한 방역 정책을 내놨다.
9일 서울시는 오전부터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종로구 호텔, 강서 김포 차량기지 등에 대해 동시다발로 빈대 방제 작업을 벌였다.
이날 방역복을 입은 용산구 보건소 관계자들은 동자동 쪽방촌을 방문해 빈대가 기생할 가능성이 높은 침구류를 비롯해 벽지, 장판, 천장 등 집안 구석구석을 탐색하고 해충제를 분사하는 등 꼼꼼한 방제 작업을 펼쳤다.
서울시 명예공중위생감시원들은 종로구 한 호텔을 방문해 역시 빈대가 기생할 가능성이 높은 침대, 소파, 바닥 카펫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뒤 방제 작업을 벌였다.
위생점검을 마친 감시원들은 해당 업소에 '빈대 제로 관리 시설' 스티커를 붙이고 빈대 방역용품을 전달했다.

또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강서구 김포 차량기지를 방문해 서울교통공사(공사)가 벌이고 있는 지하철 방역 작업을 참관했다. 공사는 빈대가 서식할 가능성이 높은 지하철 의자에 고온 스팀 소독 작업을 벌였고 의자 밑 공간, 등받이 틈새 등에 대해 살충 소독을 실시했다.
앞서 시는 쪽방촌, 고시원 등 위생 취약 시설에 대해 빈대 예방과 방제를 강화하기 위해 예산 5억원을 긴급 교부해 집중 관리에 들어갔다.
해당 시설에서 빈대 발생 여부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자율점검표를 제작·배부하고 상시 청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소독제와 같은 위생용품도 지원한다. 만약 쪽방촌‧고시원에서 빈대가 발생하면 방제를 실시하고 이후에도 신고센터를 통해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시는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 직물 소재 좌석에 고온 스팀 청소기로 살균·살충 작업을 월 2회 시행한다. 더 나아가 오는 2029년 까지 직물 의자를 빈대가 서식할 수 없는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재질 등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규모는 전체 의자의 82%에 달한다.
외국인이 많이 타는 공항버스를 비롯해 시내·마을버스에도 방역 작업을 실시한다. 빈대 출현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방역을 실행하고 택시(장애인콜택시, 외국인 관광택시 등 포함)도 버스와 마찬가지로 방역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해 개인 조합, 법인 조합, 시설공단 등에 협조를 요청하고 일일 2회 이상 소독제, 물티슈, 청소기 등을 사용해 차량 관리를 해줄 것을 조합에 당부했다.
아울러 시는 시민 불안 해소와 피해 발생 방지를 위해 시민 신고와 민원 접수에도 나섰다. 시는 또타 지하철 앱, 120, 고객센터 문자 신고 등을 통해 빈대 관련 시민 신고를 받고 있으며 신고가 들어온 시설·교통수단에 대해 방역 소독을 즉각 시행하는 등 신속한 현장 대응을 추진한다.

그는 "최근 빈대가 계속 출몰해 시민 불안감이 커졌다. 다만 빈대가 질병을 옮기는 해충은 아니지만 한번 퍼지면 걷잡을 수 없기에 서울시 전 부서에 선제 대응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빈대 제로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빈대 제로 서울 대책 본부'를 만들었다"며 "지금까지 지하철·버스 등 빈대가 출몰했다는 신고는 한 건도 없지만 시민 불안을 해소하고 빈대를 퇴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