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2부(이원범 한기수 남우현 부장판사)는 9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수석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관계에 특별한 변동이 없는 이상 대법원의 환송 판결 취지에 따라 피고인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한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조 전 수석은 특조위 활동과 관련된 정치적·법적 쟁점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을 것임에도 윤 전 차관 등에게 '해수부에서 대응하라'는 취지로 지시하는 등 사건 범행에 관여했다”면서도 “이 사건 이전에 아무런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심은 원심과 달리 조 전 수석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윤 전 차관의 형량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줄였다. 조 전 수석과 윤 전 차관이 직권남용죄의 구성요건인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서다. 직권남용죄는 직권을 남용해 상대방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한 때에 성립한다.
하지만 대법원은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등을 근거로 이들의 혐의가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들 규정이 소속 공무원의 직무집행 기준을 정한 만큼, 조 전 수석과 윤 전 차관이 직권을 남용해 기준을 어기도록 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를 근거로 조 전 수석의 혐의를 일부 유죄로 봐야 하고, 윤 전 차관의 경우 유죄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지난 4월 서울고법에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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