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내년 생성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 출시로 시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AI가 통화 내용을 실시간 통역해 제공하거나 이용자의 일정을 조율하는 '내 손안의 비서' 시대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생성 AI 모델 '삼성 가우스'를 내년부터 순차 출시될 스마트폰에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이듬해 1월 선보일 갤럭시 S24 시리즈가 첫 타자다.
지난 8일 '삼성 AI 포럼 2023' 행사 둘째 날 공개된 삼성 가우스는 머신러닝 기술 기반으로 개발된 언어·코드·이미지 등 세 개 모델로 구성돼 있다. 이 모델을 도입하면 AI가 메일 작성과 문서 요약, 번역 등 업무를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프트웨어(SW) 개발 때 코딩 작업과 이미지 제작·편집도 손쉽게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사전 공개한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은 이용자가 AI 스마트폰으로 통화할 때 모국어로 말하면, 상대방 언어로 실시간 통역해 전달해준다. 통역된 대화 내용은 음성과 텍스트 등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클라우드와 온디바이스(기기 내 AI 모델 구동) 방식으로, 별도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없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애플도 생성 AI 도입에 나선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출시할 아이폰16에 생성 AI를 본격 탑재할 예정이다. 관련 기능은 역시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작동한다. 애플은 내년 6월 개최하는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 AI를 얹은 애플 운영체제(iOS) 18과 아이패드 운영체제(OS) 18을 공개한다.
애플은 생성 AI 분야 기술 개발에 연간 10억 달러(약 1조32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최근 밝혔다. 이를 통해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등 빅테크 업체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다. 앞서 애플은 AI 비서 '시리'를 비롯해 텍스트 자동 수정과 사진 편집 등 기능에만 AI를 활용했다. 앞으로 이용자의 복잡한 명령에도 시리가 대응하도록 하고, 메시지나 애플뮤직 등에도 AI를 접목하기로 했다.
생성 AI 모델을 개발 중인 한 스타트업 대표는 "삼성과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에 생성 AI가 통합된다면 사용자 경험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며 "우리가 디지털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쟁은 단순히 기술적 진보를 넘어 사용자 생활에 AI가 실제로 사용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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