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둔화 전기차...배터리업계 '4680'으로 확산기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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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23-11-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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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차 성장기엔 가격 따라 수요 결정돼

  • 원가 절감·성능 높인 4680배터리

  • '2170' 투자는 줄이고 차세대 집중

최근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각 전기차 제조사들이 투자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업계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원가절감형 배터리 생산에 나서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12일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 등에 따르면 전기차 수요둔화 영향으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의 가동률은 2022년 70%에서 2025년 48%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이에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 간 합작 투자 철회 소식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포드와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던 튀르키예 코치는 지난 11일(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포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3사는 신중한 논의 끝에 소비자들의 전기차 전환 속도를 고려했을 때 지금은 신규 배터리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데 상호 동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포드는 전기차 투자 가운데 120억 달러를 줄이기로 했고, GM 역시 혼다와의 전기차 공동 투자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전기차 생산 업체이자 배터리 셀 업체인 테슬라는 지난달 이례적으로 자사의 차세대 배터리인 '4680(지름 46㎜, 길이 80㎜의 원통형)'에 대한 생산현황을 밝혔다. 원가절감형 배터리 시장을 키워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일반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전기차 구매에 뛰어드는 '확산기'에서 전기차 수요를 결정하는 건 저렴한 가격이라는 판단이다. 4680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사용을 줄여 기존보다 원가를 10% 이상 줄일 수 있다. 또 4680 배터리는 기존 '2170(지름 21㎜, 높이 70㎜)' 배터리에서 에너지가 5배, 전력이 6배 높아 주행 거리가 16% 향상된다. 

이에 발맞춰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생산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생산하는 원통형 배터리를 기존 2170 배터리서 4680 배터리로 바꾸면서다. 4680 배터리 양산 시점은 2025년 말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자사 전기차에 4680 배터리를 적용하기 위해 자체 생산과 더불어 외부 수급을 추진 중이다. 또 테슬라 외에 루시드, 니콜라, 리비안 등에서도 4680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생긴 것도 LG에너지솔루션이 계획 수정에 나선 배경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설명회를 통해 "선제적인 북미 고객 수요 대응을 위해 미국 애리조나 신규 공장을 46 시리즈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도 지난달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4680 배터리 관련 양산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회사는 천안 양산 라인에서 샘플 생산을 개시했고, 2026년 본격적인 양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테슬라뿐만 아니라 BMW 등 다른 고객사가 원하는 '46'타입에 대한 다양한 수요에 대응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 종류(저가형 LFP 배터리)로 원가절감을 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에너지효율도 높이면서 원가도 줄일 수 있는 4680으로 시장 판도가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2020년 배터리데이에서 공개한 4680 원통형 배터리의 모습 사진테슬라
테슬라가 2020년 배터리데이에서 공개한 4680 원통형 배터리의 모습 [사진=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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