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높은 물가와 인건비 상승이 경기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최근 기업들의 콘퍼런스콜 녹취록에 사용된 긍정과 부정 언어의 사용 빈도 등을 조사한 결과, 기업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2021년 초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전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사미르 사마나 글로벌 시장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BI의 이러한 조사 결과가 꼭 인플레이션이 2년 전만큼 큰 문제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고착화한 물가와 이익을 압박하는 인건비에 대한 불안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마나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더 빨리 내려오지 않은 것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을 수 있다"며 "물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둔화해도 내려가지 않는 것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건비 상승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인건비 상승은 물가 상승을 부추김과 동시에 기업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도 분석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분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인건비가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기업들의 비율이 인건비가 낮은 기업들보다 주가가 3.9%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1년 초 이후 격차가 가장 많이 벌어진 것이다.
길리안 울프 BI 애널리스트는 "인건비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는 인건비 상승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의 평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시장 예상을 상회하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4.1% 상승해 시장 예상(4.0% 상승)을 웃돌았다.
한편 오는 14일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고돼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3%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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