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민은행 총재, 中 경제 진단 "소비자, 지출보다 예금·대출 상환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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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3-11-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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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소비자들, 급여 감소 전망에 지출 억제

  • 첨단산업 발전 가속화…경제 공헌도는 아직 부동산에 못 미쳐

  • 부동산은 다시 하향 추세로

중국 베이징의 갤럭시 소호 쇼핑몰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베이징의 갤럭시 소호 쇼핑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인민은행 총재를 역임했던 이강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 겸 경제위원회 부주임 및 중국금융이사회장은 현재 중국 경제는 소비자들이 지출보다 예금 및 대출 상환에 주력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이날 정협 기관지인 '인민정협보'에 '현재 경제 운행의 9가지 특징' 제하의 글을 기고하고 중국 경제 현황을 진단했다.

그는 현재 나타나는 중국 경제의 특징으로 △소비 지출 둔화 및 대출 조기 상환 추세 △기업 분야별 차별화 심각 △지방채 리스크 증가 △부동산 시장 리스크 미청산 △대외 부문 불안정 국면 진입 △디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하락) 여건은 아니지만 수급 불균형 문제 부각 △고용시장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지만 구조적 문제 부각 △경기 안정 위해 통화 부양책 강화 △달러 강세와 역내 외환 집중 매수로 위안화 약세 등이다.

이 위원이 가장 먼저 꼽은 현재 중국 경제 문제는 소비 지출 둔화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급여 감소 전망과 함께 이에 따른 지출 억제 심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따라서 중국 소비자들은 저축을 늘리고, 부채를 줄이려는 추세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예로 그는 지난 5개월간 늘어난 M2(광의 통화) 통화량 중 정기예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90%에 달하는 것을 꼽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나 높아진 수준이다.

이 위원은 “개인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조기 상환하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며 “일부 미시 주체들은 ‘부채 최소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위원은 또한 최근 신규 대출 중 상당 부분이 과학기술 및 신에너지 산업으로 흘러 들어가는 등 첨단 산업 중심의 발전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단산업들의 경제 공헌도는 중국 경제를 주도했던 부동산 산업에 아직 미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개월간 민간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하는 등 고용 공헌도가 높은 민영, 중소기업들의 신뢰도가 아직 진작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이 위원은 1분기 ‘따뜻한 봄날’을 보낸 부동산 업종이 다시 하향 추세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중국 부동산업계는 3분기부터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기업인 비구이위안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더해 중국 부동산 위기 근원으로 꼽히는 헝다그룹의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부동산 기업들의 융자 능력이 약화하고 유동성 경색이 가중된 데다 장기적으로 도시화 속도 둔화, 인구 노령화 등 영향으로 인해 앞으로 주택 구매 수요 총량이 한 단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물가의 경우, 이 위원은 최근 제기된 디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저 효과, 경제 내생 동력 강화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안정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위원은 지난 2018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5년여간 인민은행 총재직을 역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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