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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 김범수도 나선 카카오모빌 '택시 수수료'…결국 3% 이하로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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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윤선훈 기자
입력 2023-11-1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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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년 만에 수염 민 김범수 "연내 구체적인 쇄신안 마련"

  • 카카오모빌리티, 13일 택시업계와 연쇄 간담회 통해 수수료 인하 나서

  • 연내 이를 골자로 한 신규 가맹택시 서비스 발표

사진윤선훈 기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13일 새벽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열린 비상경영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윤선훈 기자]
카카오가 택시 수수료 논란을 진화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까지 전면에 나섰다. 이날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4단체 등과의 논의 끝에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의 수수료를 3% 이하로 낮추는 신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발표하며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와 함께 택시 공정 배차, 가맹사업 구조, 근무환경 등 전반적인 문제를 손질하기 위한 큰 틀에서의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와 관련한 세부 방안은 연내에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윤석열 대통령의 직접적인 비판 이후에야 이뤄졌다는 점에서 '늦장 대처'라는 비판이 크다.
 
김범수 센터장 "연내 쇄신안 내놓을 것"…카모, '가맹수수료 3% 신규 서비스' 검토
김 센터장은 13일 새벽 경기 성남시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3차 카카오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했다. 앞선 1·2차 회의는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진행했지만, 이날은 인근 카카오모빌리티 본사로 장소를 옮겼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커진 '택시 수수료' 논란을 그룹 차원에서 민감하게 조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7년 동안 길렀던 수염도 모두 밀며 결의를 다졌다. 이날 회의에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도 참석했다.

김 센터장은 연내에 카카오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쇄신안을 내놓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서비스와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서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초심과 같은 새로운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의 이 같은 의지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선안을 곧바로 내놓은 데서 나타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밤늦게 입장문을 내고 기존 20%에 달하는 수수료를 3% 이하로 낮추는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가맹택시 수수료를 최소화한 새로운 가맹서비스 상품안을 연말까지 마련할 예정"이라며 "기존 가맹택시 참여자들에게도 신규 가맹택시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단체와 릴레이 간담회
카카오모빌리티는 같은 날 오후 택시업계와 연쇄적으로 만났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4단체와 간담회를 하고, 곧바로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모임인 한국개인택시티블루협의회와 추가 만남을 가졌다.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4단체와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정면 왼쪽 두번째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택시 4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대표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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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정면 왼쪽 둘째)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택시 4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대표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택시업계는 이 자리에서 가맹사업 주체 변화와 수수료 체계 단순화, 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했다. 택시 단체가 가맹사업 주체를 맡는 것이 택시업계의 의견과 정책을 더욱 제대로 반영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를 통해 수수료 체계 단순화는 물론 수수료 인하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목적지 미표시제도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재 카카오모빌은 가맹택시(카카오T 블루)에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순 호출만 이어주는 일반 택시에는 목적지를 표시한다. 이 때문에 가맹택시에 대한 '콜 몰아주기'가 촉진되고, 택시기사들의 '콜 골라잡기'를 우려하는 이용자들이 웃돈을 주고라도 가맹택시를 타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카오모빌·택시단체, 큰 틀에서 합의점 도출…연내 세부안 마련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4단체와 이날 첫 간담회에서 앞으로 '택시산업발전협의회(가칭)'를 꾸리고, 오는 12월 31일까지 구체적인 개선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뒤이어 진행한 한국개인택시티블루협의회와의 논의에서는 협의회 측에서 가맹택시 수수료를 현재 20%에서 3%까지 낮춰 달라고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요구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을 통해 가맹택시 운행 매출의 20%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고 있다. 또 매출 중 16~17%는 운행 정보 제공·마케팅 참여 등의 업무제휴 계약을 맺은 가맹업체에 제휴 비용으로 지급한다. 이를 감안하면 실질 수수료는 3~4% 수준이다. 이를 타사와 유사한 체계로 단순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다른 가맹택시인 우티·타다 라이트 등은 별도의 제휴 비용 지급 없이 2~3% 수준의 수수료만을 일괄 적용한다.
 
카카오택시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택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날 밤늦게 발표한 신규 가맹택시 서비스는 이러한 택시업계의 주장을 반영한 내용으로 풀이된다. 현행 이중 수수료 체계는 이전부터 개인택시 기사들을 중심으로 매출이 과도하게 계산돼 세금 부담이 커지는 면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매출 부풀리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으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궁지에 몰렸다. 결국 거듭된 지적 속 수수료 체계 단순화와 수수료 인하를 골자로 하는 신규 상품을 내놓는 방식으로 합의안을 마련했다.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추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가맹택시 콜의 기준이 되는 배차수락률 외에도 다양한 요인을 추가한 배차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와 함께 가맹 운영 구조도 택시의 의견과 정책을 반영할 수 있도록 손질하고, 전반적인 근무환경도 개선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할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4단체 간 후속 회의는 2주 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개인택시티블루협의회를 비롯한 카카오T블루 전국 가맹점협의회는 이날 저녁 서울 강남구 카카오모빌리티 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시4단체와 카카오모빌리티 간 논의에 자신들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강철 개인택시티블루협의회장은 "택시4단체에서 불러준다면 당연히 응할 의향이 있고, 저희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4단체와의 논의 이전에 가맹택시 쪽과 먼저 논의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사진윤선훈 기자
13일 서울 강남구 모빌리티 지원센터에서 열린 카카오T블루 가맹점협의회 기자회견에서 장강철 한국개인택시티블루협의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윤선훈 기자]
 
금감원 이어 尹 대통령 지적에 '태세 전환' 카카오…"진작 방안 내놨어야" 지적도
사실 이날 카카오가 개편을 발표한 가맹택시 수수료 문제는 이미 지난 2020년부터 문제제기가 돼 왔다. 그해 5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주관한 세미나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사업에 뛰어들며 20%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타고솔루션즈(현 케이엠솔루션)를 2019년 9월에 인수하며 가맹택시 사업을 본격화한 만큼 사실상 사업 1년도 되지 않아 수수료 문제가 점화된 셈이다. 세미나에서는 높은 수수료율뿐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에 지급하는 '제휴 비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과도한 세금 부담 등의 논란도 이때 이미 문제제기됐던 내용이다.

이후 2021년과 2022년 국정감사에서도 유사한 취지로 복수의 국회의원들이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수수료 체계와 과도한 수수료를 지적했지만, 회사 측은 개선안을 내놓지 않고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 그러다가 금융감독원에서 이 같은 수수료 체계에 대해 '분식회계' 소지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고,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일 열린 비상경제 민생회의에서 카카오 택시의 독과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카카오모빌리티는 궁지에 몰렸다. 이 때문에 이전에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내놨으면 이 같은 상황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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