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안보부터 마약류 유통까지 광범위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두 정상은 오는 15일(현지시간) 통역을 대동해 4시간 동안 회담한다. 특히 안보분야에서 군사대화 재개를 의제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교도통신은 양국 간 군사대화 창구를 일부 재개하는데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군사 대화창구를 끊은 뒤 복원을 거부해왔다. 미국은 양국 간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으려면 군사 당국 간 소통 창구를 복구해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찰스 브라운 미군 합참의장은 대화 재개를 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된 서한을 류전리 중국 연합참모부 참모장에게 보낸 사실을 이미 공개했다.
양국 논의 테이블에는 군사장비에 AI(인공지능) 사용 금지하는 방안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AI의 잠재적 위험성을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꼽으면서 "핵탄두 통제 약속과 드론 등의 무기에 AI 사용 금지 등이 합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합의가 예상되는 의제로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에 대한 규제가 꼽힌다. 블룸버그 통신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펜타닐 제조·수출 단속에 대한 합의가 발표될 예정이며 여기에는 중국이 펜타닐과 그 원료물질 유통을 막기 위해 화학업체들을 추적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7월 중국에서 펜타닐 문제 협조의 전제 조건으로 공안부 법의학연구소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으로 보도했다.
중국 공안부 법의학연구소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중국 신장 자치구의 이슬람 소수민족 위구르족에 대한 탄압에 관여한 의혹 등으로 미국 상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이번 회담 최대 의제는 대만 문제가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행정부 당국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이 대만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는 것을 원론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대만 선거에 중국이 정치적으로 개입할 경우 극도로 강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총통선거를 앞둔 대만 문제와 중국 인민해방군의 남중국해 활동 등 여러 사안에 대한 양국 간 의견 조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중국이 경기둔화를 겪고 있기 때문에 시 주석이 미국 재계에 직접 투자를 호소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릭 워터스 전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현 시점에서 미중 정상회담은 결과물 목록이나 관계 구축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쇠퇴하는 관계를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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