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지오센트릭은 이날 기공식에 앞서 지난 14일 서울 종로타워에서 사전간담회를 열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플라스틱 재활용 핵심기술을 보유한 울산 ARC를 통해 국내 화학산업의 르네상스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르네상스의 포문을 연 SK지오센트릭은 이미 ARC 총 생산 능력의 30% 정도의 선주문을 받은 상태다. ARC에서 구현하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은 수요 대비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장이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을 '구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업체가 극히 소수이기 때문이다. 나 사장은 ARC에 필요한 기술을 들이기 위해 4년간 전 세계를 돌며 협력 업체를 찾아다녔을 정도다.
나 사장이 발로 뛴 결과 회사는 울산ARC에 적용되는 각 화학적 재활용 공정마다 3개 협력사의 기술을 도입하게 됐다.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고온으로 가열해 인공 원유를 만드는 열분해(영국 플라스틱에너지), 폐플라스틱을 용매에 녹여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순수한 폴리프로필렌(PP)을 뽑아내는 고순도 PP 추출(미국 PCT), 플라스틱 제품을 분해해 원래의 기초 원료 물질로 되돌리는 해중합 기술(캐나다 루프)이다.
특히 중국이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 뛰어들 경우 ARC가 가질 수 있는 경쟁력에 대해 3사 경영진 모두 '기술'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 업체는 LCA(전과정평가)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중국 업체는 새 플라스틱을 재활용 제품으로 속이는 일도 빈번하다.
또 한국 정부에서는 이미 울산 ARC에 적용된 기술이 LCA 관점에서 기존 소각 방식 대비 1.5배 정도의 탄소 감축 효과를 지닌다고 인증했다.
올슨 CEO는 "연간 약 2000억톤(t)의 플라스틱이 새롭게 생산되지만 그 중 재활용되는 비율은 5~10%에 불과해 PP 관련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훨씬 앞서는 상황"이라며 "100%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한 전세계 브랜드 오너들의 수요가 충족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에너지는 세계 최초로 열분해 상업화에 성공한만큼, 2050년에는 현재 캐파의 3배 규모를 달성하며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다질 거라고 스테이튼 부사장은 말했다.
사업의 주 원료가 되는 '쓰레기'를 확보하는 것도 SK지오센트릭의 주요 과제다. 나 사장은 "중소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폐플라스틱을 수거 중이고, 전체 타깃의 60% 정도를 확보 완료했다. 앞으로도 협력사에 대한 기술 및 설비 지원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선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 ARC가 가동되면 매년 32만t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t)의 약 9%가 처리가능한 수준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50년 600조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다.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포장재에 재활용 소재를 30% 이상 반드시 쓰도록 법제화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 재생 원료를 2030년까지 50% 이상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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