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6일 강원 화천군 화천고등학교 주변. 차량의 경적을 들을 수 없었다. 시설물 공사에 따른 소음이나 주민들에게 익숙한 군 헬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처럼 수능 영어 듣기평가 시험이 진행된 오후 1시 10분부터 30분간은 물론 수험생들을 위해 하루종일 소음 유발 행위가 자제됐다. 대한민국이 1년 중 가장 조용했던 이날 스포츠와 관광의 도시 강원 화천군도 조용했다.
16일 전국 50만 4천여 명의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찾은 가운데 화천군도 129명(군인 포함)이 수능을 치렀다. 춘천에서 수능을 본 간동면 일부 학생을 제외하면 대부분 화천고교가 수능 시험장이었다.
지역 봉사 단체와 후배 학생들은 선배들의 수능 필승을 기원하는 각종 플래카드와 함께 초콜릿과 따뜻한 물을 준비해 수험생들을 맞이했다. 입실은 오전 6시 30분에 교문이 열리고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응원이 다시 시작됐지만, 분위기는 차분했다. 교문 앞 부모님들은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배웅했다. 입실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수험생들이 하나둘 도착하면서 점점 붐비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험생들은 오전 8시 10분까지 입실을 모두 마쳤고 교문은 닫혔다. 이어 수능은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1천 2백여 개 시험장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올해 수능시험을 위해 화천교육지원청은 강원교육청의 안정적 응시 환경 구축과 별도로 차질 없이 시험이 치러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해 수험생 지원에 나섰다.
화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수험생들을 위해 강원교육청 안내 협조와는 별도로 2주 전에 지역의 경찰서, 소방서, 지역 2개 사단에 수능시험 진행에 따른 협조공문을 보냈다”며 “경찰관들의 시험장 주변 차량 경적, 경비, 교통정리는 물론 소방관들의 응급 사항 발생 시 119 긴급출동 대비와 시험장 앞의 구급차 소리 자제와 함께 각 사단의 소음 발생 훈련 자제 등이 원활한 수능시험 진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화천군과 학부모, 교사들도 수험생을 위한 격려행사를 여는 등 한마음으로 수험생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행사에서는 지역 선배들과 학부모들의 선물 전달과 응원이 이어졌다.
화천군 인재육성재단은 지난 14일 수험생 격려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문순 화천군수는 “화천의 수험생들이 그동안 최선을 다한 만큼 최고의 성과를 거두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격려했다. 시험 당일에도 최문순 군수를 비롯해 공무원, 학부모, 후배들이 시험장을 찾아 성공적인 수능을 응원해 활기가 넘쳐났다.
하지만 교문이 닫히자 화천군도 1년 중 가장 조용한 하루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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