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 확진 사례가 100건을 넘어선 가운데 겨울 철새의 한반도 유입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가능성까지 높아지며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고병원성 AI는 통상 철새가 북상하는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지만 올해는 지난 6월에 고양이 전파 사례도 확인되면서 이종 간 감염에 따른 전파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럼피스킨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국내 소 럼피스킨 확진 사례가 17일 오전 8시 기준 모두 101건으로 늘었다.
럼피스킨은 지난달 20일 첫 발생 이후 27일 만에 100건을 넘어섰다. 최근 확진 판정을 충남 부여 한우농장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첫 확진 사례라는 점도 향후 추가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럼피스킨의 산발적인 발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겨울 철새 북상에 따른 고병원성 AI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달 2일 부안군 한 오리농장에서 저병원성(H5형)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오리 4만2000마리에 대한 살처분이 이뤄지기도 했다. H5형과 H7형 AI 바이러스는 고병원성으로 변이될 가능성이 높아 방역지침에 따라 살처분이 불가피하다.
고병원성 AI는 확진 즉시 해당 농장에서 사육하는 모든 닭·오리에 대한 살처분이 이뤄지기 때문에 피해가 크다. 지난 겨울(2022~2023년) 국내에서는 총 75건의 확진농가가 발생했고 660만8000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방역당국은 고병원성 AI 예방을 위해 축산 관련기관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12월까지 가금 축산시설 및 농장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에 나섰다.
축산 관련 전문기관인 축산물품질평가원과 가축위생방역본부, 축산환경관리원으로 공동 구성한 점검반은 외부 차량 등의 통행이 잦아 방역에 취약한 가금 농장 및 관련 시설 등 300여 개소를 직접 방문해 방역・소독시설, 신발 소독조, 적정사육기준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일본에서는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9번 정도 나왔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철새 유입이 지난해에 비해 12% 정도 줄어 다행스럽지만 앞으로도 철저하게 예찰 방역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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