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비교 서비스' 도입 임박] 당국 '문어발'식 비교 서비스 확장, '자충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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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11-1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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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담대 대환대출, 저금리 주담대 경쟁 부추겨

  • 추가 대출 여력 차주 생길수도…가계대출 총량↑

  • '당국 책임론' 다시 부각 가능성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주도 중인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서비스' 연말 출시를 앞두고 금융권에선 강하게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대환대출 서비스가 금융권에 저금리 경쟁을 부추겨 가계대출을 늘리는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는 당국이 대출 규제를 완화한 기조 때문에 야기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당국 책임론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 경쟁 촉진 분위기와 맞물려 당국이 예고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전세대출 대상 대환대출 서비스' 연말 출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한 '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 확장판인 셈인데, 스마트폰에서 터치 몇 번만으로 주담대도 손쉽게 갈아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을 늘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 경쟁 확대로 공격적인 대출 영업 행태가 확대되고, 부동산 경기를 다시 부추겨 대출 증가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적으로 대환 고객 유치를 위해 저금리 상품 출시 혹은 금리 인하 경쟁이 불거질 공산이 크고 해당 상품으로 신규 가입이 이뤄지게 되면 관련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낮은 금리와 긴 만기로 대출을 갈아타게 되면 그만큼 매달 내는 원리금 규모가 줄어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에도 여유가 생길 수 있다. 사실상 금융 소비자로서는 추가 대출 여력이 늘어 시중 대출 총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시중은행 주담대는 전체 가계대출에서 76%가량을 차지하는 데다 이달 들어서만 3조5000억원가량 증가하면서 관련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9조5581억원인데 이 중 주담대가 524조6439억원을 기록했다. 주담대 잔액은 전월 대비 3조4175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천만 원대 단위지만 주담대는 수억 원대인 만큼 고객을 뺏기게 되면 크게는 조 단위 손실 위험도 있다"며 "해당 서비스가 출시되면 금리 인하 경쟁이 일고 저금리를 이용한 고신용자들의 쏠림현상이 나타나 가계대출을 늘리는 새로운 부실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당국은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에 보험사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참여자가 많아지면 경쟁 효과가 커지는 만큼 금융소비자 혜택이 늘어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보험권도 결코 적지 않은 주담대 잔액을 보유하고 있어 해당 시장 진출 시 부실 리스크가 전 금융권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환대출 서비스가 금융소비자에게 이자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는 좋지만 전 금융권으로 서비스가 확대되면 부실 리스크 역시 비례해 늘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경기 회복에 집중한 당국의 규제 완화 정책으로 대출 잔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당국에 대한 가계부채 책임론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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