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마지막 우승은 2019년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 그런 그가 4년 9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었다. 바이저 캡의 스마일처럼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었다.
양희영이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7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때렸다. 합계 27언더파 261타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200만 달러(약 25억9000만원).
투어 통산 5번째 우승이다. 미국에서 거둔 첫 우승으로 기록됐다.
이어 양희영은 "최근에도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상위 5·10위에 그쳤다. 오늘은 우승을 원했다. 물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다. 시작 전에 꽤 긴장했지만, 라운드 내내 강인함을 유지했다. 행복하고 매우 의미 있다"고 덧붙였다.
양희영은 이날 13번 홀에서 샷 이글을 기록했다. 웨지를 쥐고 힘차게 공을 날렸다. 날아간 공은 깃대 앞에서 한 번, 깃대 뒤에서 한 번 튕기더니 백스핀과 함께 홀로 사라졌다. "80야드(73m) 정도로 봤다. 58번 웨지를 쥐었다. 75야드(68m) 날아갈 것을 예상했다. 공은 곧장 깃대로 향했다. 깃대 가까이 떨어지는 것을 봤다. '들어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굉장히 기뻤다."
18번 홀 양희영은 5번째 샴페인 샤워를 했다. 우승 가뭄, 빈 모자 설움을 샴페인으로 씻어냈다. 눈물인지, 샴페인인지 몰랐다. 그저 눈을 연신 닦았다. "동료들이 18번 홀 그린에서 축하해 줬다. 감사하다. 투어에서 가족과 같은 사람들이다. 나중에 우승하면 똑같이 해줄 것이다."
인터뷰 끝에 34세인 양희영은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포기하면 안 된다. 꿈을 갖고 열심히 일하면 된다"며 "경력이 곧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 인내심을 갖고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했더니 우승이 찾아왔다. 정말 행복하다. 미국에서 거둔 첫 우승이라 더욱 값지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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