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연속 '뚝'…고분양가‧시장침체 장기화에 아파트 '청약무용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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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11-2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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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16개월 연속 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큰 폭으로 줄고 있다. 16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이 기간에만 140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했다. 분양 가격이 인근 시세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의 디딤돌 역할을 하던 청약통장을 버리고 떠나는 이들이 급증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으로 인해 청약통장의 매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집계된 10월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719만1096명으로, 전월 대비 5만7252명이 줄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감소 추세는 작년 7월부터 16개월째 지속 중이다. 지난해 6월만 해도 가입자 수가 2859만9279명에 달했으나 지난 1년 4개월 동안 총 140만8173명이 감소한 셈이다. 서울에서는 올해 들어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611만724명에서 600만6859명으로 10만3865명(1.7%) 줄었다.

청약통장 잔고도 2년 연속 감소세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약통장 잔고는 청약 열풍이 불었던 2021년 90조4251억원까지 늘었지만, 지난 9월 기준 88조416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청약통장은 무주택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977년 도입됐다. 청약통장을 통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분양받고, 이후 평수를 넓혀가는 것이 대표적인 자산 증식 공식이었다. 청약통장 가입자는 분양가상한제가 민간택지로 확대된 2020년 본격적으로 증가하며 그해 11월 2700만명을 돌파했다. 2019년 7월 2500만명을 넘긴 지 16개월 만에 200만명이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과 원자재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가입자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다. 청약 시장 활황기에는 당첨만으로 수억원 대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올해 초 정부가 '1·3 대책'을 통해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하면서 신축 분양가가 큰 폭으로 올랐고, 주변 시세를 뛰어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인기가 시들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과 10월 성북구와 동대문구에서 나온 분양단지의 분양가는 3.3㎡당 3500만원 안팎에 달해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는 11억~13억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에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선 '청약 무용론'까지 퍼지고 있다. 치솟는 분양가로 ‘로또 분양’을 기대하기 힘든 데다, 대출규제 등으로 분양 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청약통장의 금리를 연 2.8%로 높이긴 했지만, 시중은행 정기 예금·적금보다는 금리가 한참 낮아서 목돈을 넣어둘 유인이 사라지게 된 것도 청약통장의 인기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당첨된 이후에도 납부가 부담스러운 분양가와 높은 이율이 청약통장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며 "현재와 같은 고금리, 고분양가 현상이 계속된다면 청약통장 가입자수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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