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약 14시간 30분간 비행해 20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히스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첫 일정인 동포 만찬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번 국빈 순방은 찰스 3세 영국 국왕 초청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이 올해 대관식 이후 최초로 국빈 초청한 외국 정상으로 기록됐다. 윤 대통령은 영국 텔레그래프와 서면으로 인터뷰하면서 "영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협력, 글로벌 무대에서 협력을 위해 한국을 얼마나 필요로 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준다"며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본격적인 국빈 순방 일정은 21일부터 시작된다. 공식 환영식, 국왕 주최 환영 오찬,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 영국 의회 연설, 국빈 만찬 등이 예정돼 있다.
버킹엄궁에서 열릴 국빈 만찬에서는 깜짝 팝송 열창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애창곡인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를 1분 가까이 열창해 큰 화제를 모았다. 영국을 대표하는 그룹 비틀스 혹은 엘턴 존 노래가 후보로 꼽힌다.
22일에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 미래포럼,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 런던 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 등 경제 관련 일정을 소화한다.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우리 경제사절 70여명을 포함해 양국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한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윤 대통령은 새로운 한‧영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경제인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밝힐 것"이라며 "첨단산업, 에너지, 금융 등 분야에서 협력 양해각서(MOU) 수십 건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수낵 총리와 정상회담하면서 '한‧영 어코드(협정)' 문건을 채택해 양국 관계를 격상하고 정치‧경제‧국방‧첨단 과학기술‧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는 토대를 마련한다. 대통령실은 "우리나라가 미국을 제외하고 어코드 형식으로 포괄적 관계 규정 문서를 발표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한‧영 FTA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영국 순방 마지막 날인 23일 윤 대통령은 처칠 전쟁 박물관(Churchill War Rooms)을 찾아 제2차 세계대전 위기를 극복한 윈스턴 처칠 전 총리를 기린 후 이후 찰스 3세 국왕과 작별 인사를 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프랑스 파리로 이동한다.
파리에서는 각국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를 대상으로 오·만찬 행사와 대한민국 국경일 리셉션을 열고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막판 유치전을 펼친다. 이후 25일 귀국길에 올라 한국시간 26일 오전 성남공항에 도착한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영국 텔레그래프와 서면으로 인터뷰하면서 "북·중·러는 각자가 처한 상황과 대외 여건이 다르며 이에 따른 이해관계도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이 러시아, 북한에 동조하는 것은 자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이어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우리 정부는 상호 존중, 호혜 및 공동 이익에 따라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 발전을 지향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며 중국과 소통할 의지가 있음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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