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똘똘이 좀 잘 돌봐주세요~ 이사 가는 바람에^^♡"
3살, 6kg 남짓한 강아지는 쇼핑백 위 성의없이 휘갈겨진 메모와 함께 혼자 남겨졌다.
비영리단체 동물보호연대는 지난 1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구조된 한 유기견의 사연을 소개했다. 봉봉이란 새로운 이름이 붙여진 이 유기견은 텅 빈 집 안 차고에서 홀로 줄에 묶인 채 발견됐다. 봉봉이는 "옆집에 살던 이웃이 이사 가며 강아지를 묶어놓고 갔다"는 제보로 구조될 수 있었다.
구조 당시 봉봉이와 함께 발견된 메모에는 '밤톨이'라고 적힌 강아지의 이름과 함께 '우리 똘똘이 좀 잘 돌봐주세요. 이사 가는 바람에^^♡'라고 적혀 있었다. 동물보호연대 측은 "인류애 소멸" 등 분노를 참지 않고 표현하며 "눈물 그렁그렁한 아가야, 봉봉이로 다시 살자"며 새 이름을 붙여줬다. 이어 "(봉봉이를 구조한 지) 3주가 지났지만, 입양 가지 못하고 있다"며 "봉봉이를 안정적으로 임시 보호해 줄 가정을 찾고 있다"고 간절히 도움을 구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하트를 그린 거지", "같은 사람으로서 수치스럽다", "이사하는 바람에 뒤에 웃음 표시, 실화인가", "가족을 버리는 건데 웃음이 나오냐" 등 네티즌의 날 선 댓글이 달렸다.
한편, 우리나라에선 반려견 유실 및 유기 방지를 위해 2014년부터 '동물등록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마다 수만 마리의 반려견이 유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년 반려동물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유기 동물 11만3440마리가 구조됐는데, 이 중 새로운 가정에 입양되는 경우는 10마리 중 3마리(27.5%)뿐이다. 그 외 유기 동물들은 보호소에서 안락사(16.8%)되거나 자연사(26.9%)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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