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한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총 210억 파운드(약 3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다음 날 윤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다우닝가 합의'를 발표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영국 정부는 이 합의가 올해 초 싱가포르, 일본 등과 맺었던 합의와 비슷한 성격으로서 영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요 국가인 한국 간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한·영 양국은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등 기술과 국방 및 안보 등 측면에서 협력을 심화한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무역과 투자가 이번 국빈 방문의 주안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낵) 총리는 수요일 다우닝가에서 주요 한국 투자자들과의 만찬을 개최할 것이다. 이 자리에서 양국 무역장관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현대적이고, 세계를 선도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한국 기업들이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영국 재생 에너지 및 인프라 프로젝트에 210억 파운드 이상의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추가적으로 30억 파운드 규모의 무역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1500개 이상의 숙련직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수낵 총리는 "우리는 새로운 다우닝가 합의를 통해서 투자를 촉진하고 무역을 증진하면서, 세계 안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며 오랜 시간을 함께 하는 우호 관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닛케이아시아 등에 따르면 21일 한·영 기업 포럼에서 발표될 이번 한국의 투자 계획에는 국부펀드가 향후 10년간 97억 파운드(약 15조6000억원)를 투자하는 방안이 포함됐고, 신한금융그룹도 재생 에너지 및 인프라 프로젝트에 20억 파운드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세아윈드가 영국 티사이드 프리포트 지역에 6억5000만 파운드 규모의 첨단 해상 풍력 모노파일(하부 구조물) 생산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고, 위성 안테나업체 한화 페이저는 9000만 파운드를 들여 캠브리지에 새로운 유럽 우주 연구개발(R&D) 허브를 설립할 것으로 전해졌다. SPC는 1억5000만 파운드를 투자해 영국 전역에 200개 카페를 연다는 방침이다.
한편 방위 협력 및 인도·태평양 지역 내 안보 역시 정상회담의 안건이 될 것이라고 영국 정부는 전했다. 이에 앞으로는 양국 간 합동 훈련 및 작전 범위를 확대해, 미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포괄적인 군사 협력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합의 내용에는 영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수행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제재 경비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도 포함됐다고 영국 정부는 전했다. 이는 양국이 북한에 대해 공동으로 실시하는 첫 양자 제재로, 향후 미국 및 기타 동맹국들과 함께 다자적 제재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외 사이버 보안, 방산 및 우주 산업에 대한 협력 내용도 합의에 포함된 가운데 양국 과학 장관들이 위성 기술 등과 관련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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