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 '야후! 재팬'을 운영하는 라인야후(구 Z홀딩스)가 일본판 '지식IN(지식인)'에 생성 인공지능(AI) 도입하는 등 AI 접목 서비스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라인야후가 네이버의 관계사이니만큼 네이버도 지식인 등 국내 서비스에 생성 AI 적용을 확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최근 야후 재팬 내 지식검색 서비스 '지혜봉투'에 'AI 응답 기능'을 추가했다. 라인야후는 공지사항에서 "오픈AI의 생성 AI를 활용해 이용자들의 질문에 대해 생성 AI에 의한 답변을 표시하는 기능을 시범적으로 개시했다"고 언급했다.
라인야후가 지혜봉투에 생성 AI를 도입한 이유는 수많은 질문 중 답변이 달리지 않는 질문을 줄이고, 더욱 빠른 답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용자가 질문을 게시할 때 관련 설정을 켜고 약관에 동의하면, 질문이 올라간 후 짧은 시간 내 AI에 의한 답변이 생성된다. 생성 AI가 답을 한 질문에 대해서도 일반 이용자들이 추가로 답변을 할 수 있어, 이용자들이 더 다양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서비스에 활용되는 언어모델은 오픈AI의 거대언어모델(LLM) 'GPT4'다. 최근 출시된 'GPT4-터보'가 아닌 구버전 기반이기 때문에 2021년 9월까지의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하게 된다. 우선 '고민 상담', '역사' 등 일부 카테고리에 시범적으로 적용한 뒤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다만 "AI 답변 기능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이라며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했다. 또 시범 서비스이기 때문에 예고 없이 기능이 종료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라인야후는 최근 자사 서비스에 생성 AI를 적극 접목하고 있다. 지난달 야후 재팬 내 뉴스에 달린 댓글 내용을 생성 AI를 활용해 요약해 주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달 초에는 메신저 '라인' 내 오픈채팅방의 메시지 내용을 생성 AI로 자동 요약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둘 다 이용자가 내용을 전부 확인하지 않고 핵심 내용을 추려서 볼 수 있도록 했다. 라인야후는 추후 오픈채팅방에서 대화 흐름이나 정보에 맞는 콘텐츠를 생성 AI를 통해 표시해 주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들 서비스는 모두 GPT4를 활용한다.
라인야후의 이런 행보에 네이버에도 시선이 쏠린다. 라인야후 모기업인 A홀딩스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합작법인이라, 네이버가 라인야후를 관계사로 분류하고 있어서다. 또 야후 재팬 내 '지혜봉투' 기능은 2006년 출시 당시 네이버 지식인을 벤치마킹한 서비스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에는 야후 재팬이 네이버와 직접적 관계는 아니었고 소프트뱅크 산하였지만, 이미 양사 간 상당 부분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네이버는 지난 8월 자체 LLM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한 이후 생성 AI 챗봇 '클로바X', 생성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Cue:)'를 선보이는 등 라인야후와 마찬가지로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일부 블로그 창작자와 인플루언서 등을 대상으로 테스트 중인 하이퍼클로바X 기반 창작도구 '클로바 포 라이팅'도 이에 해당된다.
때문에 앞으로 지식인·뉴스 등 더욱 많은 서비스에 생성 AI가 접목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지식인 등의 서비스에 생성 AI를 접목할 계획에 대해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지식인은 지난 2017년부터 'AI 추천 답변' 기능을 제공해 AI봇이 질문자 질문에 바로 관련 답변을 알려주고 있다. 다만 이는 생성 AI는 아니다. 지식인에 기존 올라왔던 수많은 질문·답변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유사한 내용의 질문이 올라올 시 이전에 나왔던 답변을 추천해 주는 형태다. 그렇기 때문에 AI가 질문 관련 학습을 기존에 하지 못해, 추천 답변이 없는 경우에는 '추천 답변이 없습니다'라는 안내가 나간다. 지혜봉투에 추가된 생성 AI 서비스와 기능적으로는 유사하지만, 작동 방식은 다른 셈이다.
그러나 네이버가 기본적으로 자체 LLM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를 활용해 각종 생성 AI 관련 서비스·사업 등을 다방면으로 확대해 나갈 가능성은 크다는 관측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지난 3일 열린 3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개인 대상 사업(B2C)뿐 아니라 기업간 사업(B2B)용으로 고도화된 기반 기술과 네이버만이 가진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창작자·비즈니스들의 생산성과 효율 향상을 위해 필요한 도구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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