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일본 도쿄 파소나 그룹의 후미코 다무라씨는 "일본은 필리핀 출신 외국인 가사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파소나 그룹은 일본 정부가 도입한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시행하는 6개 기업 중 하나다.
일본 정부는 2017년 외국인 가사근로자 제도를 도입했다. 도쿄, 오사카 등 6개 특별구역을 지정해 기업이 고용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용 중이다. 파소나 그룹의 활동 구역은 도쿄와 가나가와현이다.
필리핀 출신 수요 높아져…내국인과 같은 대우
현재 파소나가 고용하고 있는 외국인 가사근로자는 총 55명. 모두 '필리핀' 출신이다. 일본에서 외국인 가사근로자 국적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 다양하지만, 필리핀이 가장 많다.
모두 정규직 형태로 고용된다. 일본의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출퇴근 형태로 업무를 수행한다. 이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일본인 가사도우미와 임금 수준은 비슷하다. 기숙사, 관리비 등을 제외하면 월 20만엔(약 175만원) 수준이다.
일본의 필리핀 가사근로자에 대한 수요는 매우 높다. 파소나의 고객은 코로나19 전에는 500명 정도였지만, 현재는 620명으로 증가한 상태다. 파소나는 내년에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약 1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파소나의 고객 비중은 외국인 40%, 내국인 60%다. 다무라 이사는 "외국인 고객은 영어가 가능하다는 점, 내국인 고객은 특정 일만 지시하면 사생활 등 다른 것은 관심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필리핀 가사근로자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육아는 제공 안 해…시급 3만7000원 탓 부유층이 이용
다만 외국인 가사서비스 직무는 요리·세탁·청소 등으로 제한돼 있다. 육아를 대신해 주진 않는다. 일본에서는 가사서비스 제공업체와 육아 서비스 제공업체가 구분돼 있다.
파소나 그룹이 명시하고 있는 서비스는 모두 가사다. 진공청소기, 걸레질, 욕실청소, 화장실청소, 주방청소, 설거지, 빨래, 창문청소, 바닥청소, 옷장정리, 다리미질, 침실정리, 드라이클리닝 맡기기, 식물에 물주기, 쓰레기 버리기 등 총 15가지로 나뉜다. 다무라 이사는 “돌봄(베이비시터)이나 간병은 일체 들어가 있지 않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연내 필리핀 등 외국인 가사근로자(가사관리사) 100명을 서울에 시범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필리핀 정부는 가사관리사가 집안일을 제외한 육아만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가사와 육아 모두 해줄 수 있는 역할을 원하기 때문에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본의 가사서비스 이용료는 1시간 당 4290엔(약 3만7500원) 수준이다. 주요 소비자층은 부유층이다. 가구 소득이 1000만엔(8700만원) 이상인 이들이 많이 이용한다.
현재 한국의 필리핀 가사도우미 임금은 시간당 1만5000원 이상을 줘야 하는 내국인에 비해 30%가량 낮다. 그러나 이들을 고용하는 20~40대 맞벌이 부부, 한부모, 임산부 등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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