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 지출은 387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 증가했다.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를 뜻하는 소비지출 증가율은 3.9%, 이자 등 비소비지출은 증가율은 4.3%로 집계됐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0만8000원으로 오락‧문화(16.7%)와 식료품·비주류음료(6.0%), 주거·수도·광열(7.9%), 교육(7.0%), 교통(4.7%) 등 지출이 커졌다. 반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6.2%)와 의류·신발 등 지출은 감소했다.
품목별로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이 43만1000원으로 6.0% 늘어났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미식품(15.0%)과 과일·과일가공품(11.6%) 지출이 급증했다. 음식·숙박 품목 중 식사비 지출도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다.
주거와 교통 비용도 증가했다.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29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9% 증가했다. 특히 실제 주거비는 전년 동기 대비 10.2% 뛰었다. 이는 월세 가격 상승에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한 영향이 큰 것으로 통계청은 보고 있다. 연료비는 16.5% 올랐고 교통비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 여파로 4.7% 상승했다.
교육 관련 지출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3분기 교육 지출은 25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했다. 정규교육은 지난해보다 4.9% 오른 8만1000원, 학생과 성인을 위한 학원·보습교육은 7.3%오른 16만9000원으로 기록됐다.
소비지출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건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어나며 10분기 연속 증가한 오락·문화 지출이다. 해외 여행이 늘면서 국내외 단체여행비는 지난해보다 150.5% 급증했다.
이 과장은 "추석 대체 휴무로 인해 연휴 기간이 늘어나면서 해외 여행이 증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여행은 숙박 관련 지출이 13.6% 감소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58.6%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해석했다.
고금리에 이자비용 확대···5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
고금리 여파로 이자 지출도 크게 증가했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06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늘었다.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4.2% 오른 12만9000원으로 비소비지출 가운데 가장 큰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자 지출은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해 3분기 이후 5분기 연속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분기 7.1%였던 이자비용 상승률은 3분기 19.9%, 4분기 28.9%, 올해 1분기 42.8%, 2분기 42.4% 등으로 급등했다. 3분기 이자비용 증가율 역시 전 분기 대비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97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은 뺀 흑자액은 116만2000원으로 1.2% 늘었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가구를 뜻하는 적자가구 비율은 24.6%로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물가 하락세가 둔화하고 여행 등 여가 생활 관련 수요가 지속되면서 교통과 오락·문화 등 분야 지출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운영하는 등 민생 안정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난방비 지원 등 동절기 취약계층 생계비 부담 완화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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