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군사합의 후폭풍] 北 "군사적 조치 즉시 회복"‧南, 육‧해‧공 훈련 재개 강구

北 "군사분계선 지역에 강력한 무력‧신형 무기 전진 배치"

南 "적반하장 행태 엄중 경고"…MDL 일대 정찰기 투입

국정원 "러 도움으로 정찰위성 발사 성공‧궤도 진입 파악"

북한이 지난 21일 오후 10시 42분 28초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북한이 23일 9‧19 남북군사합의 완전 파기를 선언했다. 한국이 북한의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9‧19 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시키자 합의 전체 폐기 카드를 꺼내며 엄포를 놓은 것이다. 북한은 전날 밤에도 탄도미사일을 기습 발사하며 불편한 속내를 서슴없이 드러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적반하장식 반발에 대응해 9‧19 합의로 묶여 있던 육‧해‧공군 각종 훈련을 재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효력 정지를 빌미로 도발을 감행한다면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북한 국방성은 이날 성명을 내고 “9·19 군사합의서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합의에 따라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성은 “군사분계선(MDL)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 군사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우리 국방부는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적반하장 행태를 보이는 것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맞받아쳤다. 신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 군의 감시정찰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군사정찰위성을 통해 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9·19 합의 일부 효력 정지는 우리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 조치”라고 강조했다. 군 당국은 추가 도발에 대비해 비상경계태세를 유지 중이다.

 
앞서 정부는 전날 9·19 합의 중 우리 군의 감시·정찰 능력을 제한하는 제1조 3항 비행금지구역 설정 효력을 정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에서 중단됐던 K9 자주포 실사격 훈련도 재개될 수 있다.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재구축과 대북 확성기 재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리 군은 9‧19 일부 효력 정지 후 곧바로 MDL 일대 상공에 정찰기를 투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2일 오후 11시 5분쯤 평안남도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이 지난 21일 발사한 3차 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지구 궤도에 진입했다는 북한 측 주장은 사실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북한 정찰위성 3차 발사가 성공적이었고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 발사체 성공에는 러시아 측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