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절기 건설현장,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위험 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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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길 안전보건3부 부장
입력 2023-11-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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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전보건3부 김병길 부장
[사진=안전보건3부 김병길 부장]
올해 여름은 매월 최고 기온을 경신하며 유난히도 무덥고 폭염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 어느덧 무더위가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날씨로 출근길 옷차림이 많이 무거워졌다. 추운 겨울이 다가 오고 있음을 실감하는 계절이다.
 
매년 날씨가 추워지는 동절기(12~2월)가 다가오면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보온양생작업을 하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최근 10년간(2012~2021년) 밀폐공간 질식재해를 살펴보면, 총 196건이 발생하여 재해자가 348명으로 이 중 165명이 사망했다. 그 중 건설현장에서 67명이 사망하여 전체 질식재해 사망자의 40.6%가 건설업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15일 경기 파주 소재 아파트 현장 지하 1층에서 작업자 21명이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지하 2층에 설치한 숯탄 난로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중상 3명, 경상 5명이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 31일에도 용인 소재 아파트 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 용도의 야자탄을 교체하기 위해 보양막 내부로 들어가던 중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등 매년 겨울철에 반복적인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보온양생작업 시 갈탄 등을 사용할 경우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발생하게 된다. 그동안 사고 사례를 접하면서 느꼈던 점은‘매년 왜 이런 사고가 반복될까?’라는 생각이었다. 이맘때면 언론매체를 통하여 사고를 많이 들었을 법도 한데 말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먼저 질식제인 일산화탄소의 특징을 잘 몰라서라고 생각된다. 건설현장을 점검하다보면 질식사고 예방용장비로 산소농도만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보관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질식사고는 산소가 부족해 사망한다고 생각해 산소농도만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구비해 놓은 것이다.

그러나 갈탄 등을 사용하는 양생작업의 경우 일산화탄소가 다량 발생하게 돼 반드시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다.
 
질식제는 체내에서 산소의 이용을 방해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물질이다. 질식제는 단순 질식제와 화학적 질식제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단순 질식제는 외호흡을 억제하는 것이고 화학적 질식제는 내호흡을 억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순 질식제인 이산화탄소, 메탄 등은 사람에게 실제 무해한 가스이지만, 공간 내에서 높은 농도로 존재하게 되면 산소의 농도가 낮아져서 질식을 일으킨다. 반면 화학적 질식제인 일산화탄소, 황화수소 등은 세포로의 산소이동을 억제하거나 세포내에서 산소 이용을 못하게 해 질식을 일으킨다. 이러한 질식제의 특징을 제대로 알고 가스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발생의 또 다른 원인은 콘크리트 양생작업자 대부분은 외국인을 비롯한 하청·협력업체 근로자로, 질식재해 위험성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았거나 측정장비, 환기팬, 보호구 등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에 투입돼 원청의 안전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원청의 안전관리가 어느 때보다 강화됐다. 작업 전 관리감독자와 근로자에게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지도록 사전작업허가제를 철저하게 시행해야 할 것이다.
 
그럼 겨울철 건설현장에서 매년 일어나는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의 안전수칙을 반드시 준수하기를 바란다.

첫째, 콘크리트 양생 시 갈탄, 숯탄 등의 연료 대신 전기열풍기를 사용하고 밀폐공간 외부에 감시인을 배치하며 관계자외 무단 출입금지를 위한 경고표지를 부착하는 등의 안전조치가 필요하다.

둘째, 갈탄 사용 시 일산화탄소가 발생되므로 가스 특징에 맞는 측정장비를 사용하기 바란다. 건설현장 보온양생작업 시에는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 또는 복합가스 측정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가스 농도 측정은 작업 시작하기 전,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하기 전, 작업 중 수시로 적정공기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적정공기는 산소 18~23.5%, 일산화탄소 30ppm 미만, 이산화탄소 1.5% 미만, 황화수소 10ppm미만인 상태를 말한다.

셋째, 출입 전, 작업 중 환기팬을 사용하여 지속적으로 환기하거나 송기마스크 또는 공기호흡기를 착용하고 작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환기 시 작업자가 들어가기 전 15분 이상 공기를 불어 넣고 작업자가 들어간 후 계속 송풍기를 틀어 환기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질식재해예방을 위하여 One-Call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화로 신청하면 밀폐공간작업 시 전문가가 현장을 찾아 산소·유해가스 농도 측정, 안전보건교육, 질식재해예방장비 대여 서비스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건설현장 양생작업 시 이를 적극 활용하여 신청하기 바란다.
 
겨울철 건설현장 콘크리트 보온양생 작업에 갈탄, 숯탄 등 교체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중독은 단 한 번의 호흡으로도 순식간에 쓰러져 사망하는 사고임을 인지하고 각별히 동절기 기간에 철저한 안전관리를 한다면 일터에서 일하시는 소중한 생명을 반드시 지킬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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