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가운데 차기 자민당 총재 후보로 이시바 시게루 의원이 떠오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7일 차기 자민당 총재 적합 인물 여론 조사 결과 이시바 의원이 16%로 가장 많은 지지율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와 TV도쿄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4일부터 사흘 동안 18세 이상 남녀 86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내년 9월로 예정돼 있다.
이시바 의원에 이어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부 장관(15%), 고노 다로 디지털부 장관(13%),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 담당관(9%),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5%) 순으로 지지율이 높았다.
이시바 의원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최근 그는 도쿄 한 호텔에서 강연 중 자민당 총재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총리가) 되어서 나라를 이런 식으로 하고 싶다는 비전을 가지는 것은 국회의원의 소양"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방위부 장관을 지낸 적 있는 이시바 의원은 ‘반(反)아베’를 내세워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당시 내각의 지지율과 이시바 의원의 지지율은 반비례하는 모습을 나타냈었다. 다만 대중적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자민당 내 지지 기반 부족은 그의 약점이다.
이시바 의원은 유화적 한국관(觀)을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과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은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관계 악화 원인에 대해 "일본 정부가 역사 문제를 직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시바 의원의 뒤는 고이즈미 전 환경부 장관이 추격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으로 유명한 고이즈미 전 장관은 준수한 외모와 대중 연설에 강점을 보여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망언으로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과거 2019년 유엔기후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기후 변화를 해결하자"고 말해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현재 일본 주요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의원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이시바 의원은 지난 11~12일 산케이·FNN 여론조사 당시 자민당 지지층에 국한한 선호도 조사에서 17.4%를 차지해 선두를 달렸다. 이시바 의원은 지난 10월 같은 조사에서 11.3% 얻어 4위에 그친 바 있다.
한편, 이날 닛케이가 발표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30%로 2021년 10월 기시다 내각 출범 후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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