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image/s3,"s3://crabby-images/fe286/fe286443489ce2501fef1a01825bb7b90e679137" alt="국기에 경례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민간위원 오찬 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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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민간위원 오찬 간담회에서 "연구개발(R&D) 체계도 이러한 방향에 맞춰서 전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과학기술 최상위 회의체다.
이날 행사 주제는 'R&D다운 R&D, 세계 최고를 향하여'였다. 앞서 지난 7월 윤 대통령이 'R&D 이권 카르텔'에 대해 비판한 것을 계기로 윤석열 정부는 내년도 R&D 예산을 올해 대비 5조2000억원(16.6%) 삭감해 편성했다.
현장에서는 미래 핵심 성장동력을 훼손하는 '졸속 삭감'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윤 대통령과 정부 측은 제대로 된 효율적인 투자를 위한 재정비라고 설명했다. 이날 자문회의에서도 삭감에 대한 문제 제기나 관련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에 투자해서 우리 미래의 성장과 번영을 앞당겨야 할 것"이라며 "우리 R&D 체계를 개혁하고 규제 혁파를 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과학기술 연구의 인적·물적 허브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대통령께서 R&D 혁신을 위해 쉬운 길을 버리고 어려운 정책 결정을 결심하셨다"며 "그동안 한 번도 돌아보지 못했던 R&D 시스템을 돌아보고 선진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그동안 외교와 경제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내셨는데 이제 경제 대통령, 외교 대통령보다 '과학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국정에는 외교·안보도 있고 경제·사회·교육 정책도 있지만 우리 정부에 제일 중요한 것은 과학"이라며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가 선진국인 사례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가정에서 부모가 열심히 벌어 애들 키우고 가르치는 데 쓰는데, 국가도 마찬가지로 미래를 위해 과학에 투자하는 것"이라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끝으로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을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케네디 대통령의 여러 업적이 있지만 '문 프로젝트(아폴로호 탈탐사)'를 만든 것이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최대 업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건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지만 어떤 정부가 들어섰을 때 국가의 과학적 진보를 위한 제도와 정책을 마련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과학입국'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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