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청년들 중 상당수가 결혼하지 않고 있어 우리 사회가 다양한 결혼 형태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최근 '저출산 인식 조사 개요'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5.5%가 한국 사회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결혼 제도의 다양한 형태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10월 17일부터 24일간 만 19세 이상 79세 이하 1200명 대상 조사).
이 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8명이 사실혼 등 여러 형태의 결혼 제도를 인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 중 77%는 사실혼 관계에도 법적 보호를 제공하는 프랑스의 팍스(Pacte civil de solidarite·PACS) 제도를 도입하면 저출산 문제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프랑스의 '팍스 제도'는 '시민연대계약'이라고도 불리며, 법적 구속력이 아니더라도 커플이나 연인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함께 거주하며 아이를 출산, 차별 없이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의미한다.
또한 저출산 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하는 대상으로는 '결혼하지 않은 청년 세대'가 35.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변화'에 따르면 2020년 만 19~34세 청년 인구는 1021만3000명인데, 미혼인 사람은 783만7000명이었다. 이는 전체 청년 인구의 81.5%로, 5년 전인 75.0%보다 6.5%p 증가한 수치다.
또 평균 혼인연령대인 30~34세 미혼 비중은 56.3%로, 20년 전인 2000년(18.7%)에 비해 37.6%p 높아지면서 결혼을 안하는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성별로 보면 이중에서 청년 남자가 86.1%, 여자의 76.8%가 미혼이었다.
이에 따라 청년 세대 1인 가구 수도 늘었다. 2020년 혼자 사는 청년 세대는 193만5000명이고, 2000년 78만1000명에서 2배 넘게 증가했다. 2000년도 청년 세대의 6.6%였던 1인 가구는 2020년 20.1%로 크게 늘었다.
이대로라면 30년 뒤인 2050년에는 청년 세대 인구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청년 세대가 혼자 사는 이유로는 '본인의 직장 때문'인 경우가 55.7%로 가장 높았고, '본인의 독립생활' 23.6%, '본인의 학업 때문'이 14.8%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이 혼자 살아감에 따라 저출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가장 효과가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해결 방안으로는 '육아휴직, 근로 시간 단축 등 일·육아 병행제도 확대'가 꼽힌다.
이어 '돌봄·의료 서비스 등 사회 인프라 구축', '청년 고용 등 일자리·소득 확대', '국민 인식 제고', '현금성 지원 확대' 등도 순서대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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