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생중계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민관에서 접촉하며 저희가 느꼈던 (각국) 입장에 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담화는 사전 예고 없이 이뤄졌고 발표 8분 전에 언론에 공지됐다. 윤 대통령이 특정 현안에 대해 담화를 발표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태원 참사 이후 처음이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로 자칫 민심 악화와 국정 동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2030 엑스포 개최지 투표에서 투표 참여 165개국 중 3분의 2 이상인 119개국의 지지를 얻어 개최지로 확정됐다. 대한민국 부산은 29표, 이탈리아 로마는 17표에 그쳤다.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꾸린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는 지난해 7월 출범한 이후 이날까지 500여 일간 지구를 495바퀴를 돌며 총력 유치전을 펼쳤다. 윤 대통령도 '순방이 지나치게 많다'는 야당 측 비판에도 부산엑스포 유치에 힘을 실었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형준 부산시장, 최태원 SK그룹·이재용 삼성전자·정의선 현대차그룹·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을 일일이 거명했다. 그러면서 "민관은 합동으로 정말 열심히 뛰었다. 이것을 잘 지휘하고 유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대통령인 제 부족의 소치"라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이번 엑스포 유치전이 서울‧부산을 두 개 축으로 하는 '국토균형발전'과 '글로벌 중추 외교'를 위해 추진된 것이라며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노력과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기여라는 국정 기조는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위 차원에서 세세하게 따져보고 머리를 맞대며 찾아야 할 것 같다"며 "오늘은 대통령이 국정 책임자로서 큰 원칙과 기본적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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