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외 계층이 늙고 외로워지고 있다. 소득이 낮을수록 가구원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가구주 연령은 되레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성도 갈수록 약화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 평균 가구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5%(0.1명) 감소한 1.38명에 그친 데 비해 가구주 연령은 1.2%(0.7세) 오른 61.49세로 집계됐다.
1분위 평균 가구원 수는 2021년 4분기부터 1.4명대를 유지하다 올해 3분기 들어 8개 분기 만에 1.3명대로 떨어졌다.
반면 소득 상위 20% 가구(5분위) 가구원 수는 전년과 비슷한 흐름(3.22명)을 이어갔으며 가구주 연령은 지난해 3분기보다 0.7%(0.4세) 떨어진 49.81세를 기록했다. 1분위 가구주 연령과 비교하면 10세 이상 젊다.
저소득층 가구 구성원이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가구주 연령이 높아진다는 건 청년층 1인 가구 증가 폭보다 독거노인 확대 속도가 더 빠르다는 얘기다. 지난해 1분기 42만1145가구였던 19~34세 청년층 1분위 1인 가구 수는 올해 3분기 57만9654가구로 증가했다. 이에 비해 노령층 1분위 1인 가구 수는 지난해까지 120만가구대를 유지하다 올 들어 130만~140만가구로 더 크게 늘었다.
또 다른 문제는 '계층 이동 사다리'로 불리는 교육 관련 지출에서 소득 계층별 격차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3분기 기준 1분위 가구 월평균 교육 지출은 2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13.9% 감소했다. 차상위계층으로 불리는 2분위 가구 교육 지출도 7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5% 급감했다.
반면 5분위는 67만400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뛰었다. 1분위 가구 전체 소비지출에서 교육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불과하지만 5분위는 13.7%에 달한다.
계층 이동 사다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인식은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지는 양상이다. 통계청 2023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에서 노력하면 자기 세대에서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26.4%에 그쳤다.
'19세 이상 인구 중 자식 세대의 계층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29.1%로 2년 전보다 감소했다. 특히 본인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낮게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자식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도 낮게 봤다.
이영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계층 이동을 하고 싶어도 교육 격차가 확대되면서 상향 이동에 대한 기대가 줄고 있다"며 "계층 이동성 향상을 위해선 공교육 내실화 등 개혁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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