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지진이 일어났던 경주에서 또 지진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 규모가 4.0 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즉각 지진 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로 발령했다.
30일 오전 4시 55분쯤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진원 깊이가 12㎞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곳은 2016년 9월 12일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인 5.8 지진이 발생한 지점과 가까운 곳으로 알려졌다.
규모 4.0은 실내에 있는 물체가 흔들리고 선반 위 물건이 떨어질 정도인 강도로 해당 지역 주민들이 대부분 지진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소방청은 이날 오전 5시 3분까지 경북119가 유감 신고를 34건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진은 경주에서 일어났지만 전국적으로 접수된 유감 신고는 총 132건(부산 7건, 대구 15건, 대전 2건, 울산 45건, 경기 남부 1건, 충남 1건, 전남 1건, 경북 59건, 창원 1건)이었다.
다만 경찰과 경주시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 신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모든 가동 원전에 영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무총리 직속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즉각 방폐장 등 운전 변수, 지진계측값, 시설 현장 점검 실시에 나섰다.
경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건물이 흔들려 건물에 있던 온 가족이 다 뛰어 내려왔다"고 말했다. 경주 시내에 거주하는 주민 이모씨는 "이 추운 겨울에 아이들과 어디로 대피해야 하나 싶었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주민 최모씨도 "침대가 크게 흔들려 잠에서 깨어났다"면서 "이번에 흔들린 강도는 2016년 지진보다 강하고 짧게 느껴졌다"고 증언했다.
이날 지진이 발생하자 정부는 즉각 조치에 들어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진 발생을 보고받은 뒤 오전 5시 24분 각 부처에 긴급 지시를 내렸다.
한 총리는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체 상황 관리에 철저를 기하면서 위험징후 감지 시 위험지역 국민이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 예·경보 시설 작동 상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산업부 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국토부 장관은 원전·전기·통신·교통 등 국가 기반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라"며 "유사시 비상 대비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날 지진과 관련해 경북도와 경주시가 뒤늦은 재난안전문자를 보낸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경북도는 이날 지진 발생 30여 분 후인 오전 5시 29분에 "지진으로 인한 건물 붕괴, 대형 화재 등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란 재난문자를 경북 지역에 보냈다. 경주시 역시 지진이 발생한 지 한참이 지난 뒤인 5시 43분에 "흔들릴 때는 탁자 밑으로 대피, 건물 밖으로 나갈 때는 계단 이용, 야외 넓은 곳으로 대피하세요"라는 재난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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