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0일 '대통령실 슬림화'를 이유로 정부 출범과 함께 폐지했던 정책실장직을 1년 6개월 만에 부활시키고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을 승진 기용했다.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또한 기존 수석비서관 전원을 교체하며 '용산 참모진 2기' 시작을 알렸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번 정책실장직 신설은 내각 및 당과의 협의, 조정 기능을 강화해서 정책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경제 정책을 보다 밀도 있게 점검해서 국민의 민생을 살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실장 산하에는 경제수석실, 사회수석실과 향후 신설될 과학기술수석실이 배치된다. 여기에 기존 국정기획수석 소관이었던 국정기획, 정책조정, 국정과제, 국정홍보, 국정 메시지 비서관실도 그대로 관장한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 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고, 각종 현안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61년 경북 경주 출생인 이 실장은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 석사과정을 마쳤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관료로 박근혜 정부 시절 산업부 1차관을 지냈다. 퇴직 후 2016년 11월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취임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해 사표를 던진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8월 정책기획수석으로 대통령실에 합류해 '왕수석'으로 불리며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
이 실장은 "지금 각종 경제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민생이 어렵다"며 "우선 당장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모든 가용한 정책들을 총동원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전원을 교체했다. 임기는 다음 달 4일부터 시작된다.
정무수석에는 한오섭 국정상황실장을 승진 임명했다. 국회와의 소통을 전담하는 정무수석은 통상 3선급 전직 의원들이 맡아왔지만, 한 수석은 국회의원 경험이 없어 파격 인사라는 평가다. 그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정책실장을 맡으며 2000년대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했고,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다.
또한 홍보수석에 이도운 대변인, 시민사회수석에는 황상무 전 KBS 앵커, 경제수석에 박춘섭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사회수석에 장상윤 교육부 차관을 각각 발탁했다.
이번 개편으로 대통령실은 기존 2실장(비서실‧안보실) 6수석(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국정기획) 체제에서 3실장(비서실‧정책실‧안보실) 6수석(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과학기술) 체제로 1실장이 늘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