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KOPRI) 이원영 박사와 프랑스 리옹 신경과학 연구센터 폴-앙투안 리브렐 박사팀은 1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남극에 사는 턱끈펭귄이 번식기엔 하루 1만번 이상 평균 4초간 미세수면을 통해 매일 11시간 이상 잠을 잔다고 밝혔다. 턱끈펭귄에 뇌파(EEG) 측정기, 가속도계 등을 부착해 밝혀낸 이 사실은 미세수면이 쌓이면 수면 효과도 누적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는 사람 등 동물마다 수면 형태가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턱끈펭귄은 번식기엔 한 번에 긴 시간 잠을 자지 않고 하루 종일 조는 식으로 잠을 잔다. 한 번에 평균 4초 동안 졸아 항상 깨어있는 것처럼 둥지에서 새끼의 안전을 살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람을 포함해 모든 동물은 잠을 필요로 하는데, 잠을 잘 땐 몸을 움직이지 않고 주변 환경 감지 및 반응 능력이 떨어져 포식자 공격 및 환경 변화에 취약해진다. 특히 사람의 경우 수면이 부족할 경우 졸음, 몇 초간 각성 중단, 수면 관련 뇌 활동 중단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연구팀은 턱끈펭귄들이 번식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미세수면의 이점이 점진적으로 축적될 수 있고 장시간 수면의 이점 중 적어도 일부를 충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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