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군사정찰위성 전쟁 서막이 올랐다. 한반도 전장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게임 체인저’로 지목된 정찰위성을 남북이 각각 쏘아 올리면서 우주 감시·정찰전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번 남북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관련 기관들 평가를 고려해 볼 때 우리 정찰위성이 이미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찰위성 기술이 북한에 비해 100배 앞선 것으로 보고 있다. 1호 정찰위성 발사는 북한이 한발 빨랐지만 성능 면에서는 한국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북한 관영 라디오 조선중앙방송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 ‘정찰위성 운영실’이 지난 2일부터 임무에 착수했다고 3일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달 21일 발사한 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본격적인 임무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찰위성은 궤도에 진입한 후 전력화를 위한 운용시험평가 과정을 거친다. 정찰위성 발사 이후 전력화까지 보통 4~6개월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단기간에 정찰위성 전력화에 들어간 셈이다.
매체는 이날 현재 위성 상태나 새로운 촬영 정보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위성이 미국 백악관과 펜타곤(국방부), 괌·하와이 미군기지, 한국 진해·부산·울산·포항·대구·강릉 등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위성 사진은 여전히 미공개 상태다.
북한이 위성 발사 포문을 여는 동안 한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국방부와 스페이스X에 따르면 한국군 최초 독자 정찰위성 1호기는 2일 오전 3시 19분(한국시간)쯤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기지에서 스페이스X 발사체 ‘팰컨9’에 실려 발사됐다. 위성은 같은 날 오전 4시 37분쯤 해외 지상국과 최초로 교신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오전 9시 47분쯤 국내 지상국과도 교신이 이뤄졌다.
정찰위성 1호기는 전자광학(EO)과 적외선(IR) 촬영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촬영 영상 해상도는 0.3m급으로 알려졌다. 3m급으로 알려진 북한 정찰위성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부는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정찰위성 4기를 더 쏘아 올려 총 5기를 확보할 계획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은 자신들 위성이 서브미터급(지상 가로·세로 1m 크기 이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반면 우리 군 정찰위성은 30㎝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정찰위성 성능은 세계 5위 이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국장은 “우리 군이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면 한반도에 위성 재방문 주기가 2~3시간으로 단축될 것”이라며 “북한 위성 재방문 주기는 11시간 30분가량으로 하루 두 번 오는데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고 본다”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해군은 지난 1일 동해 해상에서 SM-2 함대공 유도탄 미사일 첫 실사격 훈련에 성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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